◎79년 당선… 흑인들의 정계진출 붐에 찬물마약상습복용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던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마리온ㆍ배리시장(53)이 18일 미연방수사국 (FBI)에 전격 체포돼 미국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워싱턴 포스트지가 특종보도함으로써 알려진 배리시장의 마약복용문제는 그동안 미연방 검찰이 은밀히 내사를 벌여온 사건이었다.
당시 포스트지는 배리시장이 친구이자 보좌관인 찰스ㆍ루이스씨와 워싱턴의 모호텔에서 수차례 코카인을 사용했다고 보도,워싱턴 시민들은 물론 미정가에서도 보도내용의 사실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었다.
지난 79년 시장에 당선된이래 3기째 연임하고 있는 배리시장은 이를 부인했으나 미연방대배심에까지 소환당해 자신의 결백함을 증언해야하는 수모를 당했었다.
올해실시될 시장선거에 다시 출마할 예정이던 그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이후 인권운동에 투신,명망있는 흑인정치가로서 이름을 높여왔다.
특히 최근 뉴욕시장과 버지니아주지사에 흑인이 당선돼 미국내에서 「흑인정치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는 시점에서 그의 체포는 흑인들의 정계진출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마약문제로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파나마침공까지 감행했던 부시행정부로서는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한셈이됐다.
배리시장은 이번 체포에 앞서 지난 17일 가진 연두기자회견에서 『워싱턴은 미국의 수도로서 범죄 폭력 마약의 퇴치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 자신이 마약으로 정치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수도 워싱턴은 지난해 마약과 관련된 범죄로만 무려 4백38명이 사망하는 등 「살인도시」라는 오명을 씻지못하고 있다.
이번에 수도의 얼굴인 시장이 구속됨으로써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은 환상이 아니냐는 자성론까지 나오고 있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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