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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이미 시작됐다”/피터ㆍ드러커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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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이미 시작됐다”/피터ㆍ드러커 교수 인터뷰

입력
1990.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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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가치가 인간평가 척도/지식,장식품서 중심 부상…컴퓨터로 스스로 학습/세계는 유럽ㆍ북미ㆍ아시아 3대경제권으로 재편【타임 1월22일자 본사특약】 미국의 저명한 사회경영학자인 피터ㆍ드러커교수(81ㆍ캘리포니아주 클레이먼트대)는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회견에서 세계는 인류가 맞을 채비를 갖췄건 안 갖췄건 이미 새로운 세기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드러커교수는 「후기비즈니스사회」인 이 신세기에서는 인간이 비즈니스적가치가 아닌 전문적가치에 의해 평가되며,이때문에 교육 특히 자기학습이 중시될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또 21세기의 세계는 상호경쟁하는 유럽 북미 아시아등 3개 경제무역권으로 재편될것이며,노인과 시간제근로자가 최대단위 노동집단으로 등장하게될것이라고 전망했다.

1909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드러커교수는 37년 미국으로 이주한뒤 정력적인 저술활동을 전개,단순한 경영학자로서보다는 철학자이자 문명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인류의 역사를 과거와 단절하는 과정으로 파악한 「단절의 시대」가 있으며,최근에는 21세기에 제기될 핵심적인문제와 주요경향및 사태발전등을 포괄적으로 고찰한 「새로운 현실」이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다음은 타임과의 회견내용 요약이다.

­20세기가 아직 10년이나 남아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20세기에 살고있다고 여기지만 그것과는 전혀다른 새로운 세기,즉 21세기에 이미 접어들었다. 미국이건 일본이건,동구건 서구건 세계각국의 모든 사람들은 기존의 정치ㆍ경제적 정책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든것이 바람직한 인간사회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새로운 시대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구시대의 질서가 이제 더이상 공정하지도 적합하지도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는 신세기는 최소한 25년전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신세기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

▲다양한 정치변혁의 와중에 놓여있는 이 21세기의 주요한 특징은 「후기비즈니스 사회」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비즈니스는 여전히 중요시되고 있으며 인간의 「욕망」도 보편적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더이상 비즈니스적 가치가 아닌 전문적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비즈니스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지적사회의 일원이다. 과거에 지식은 한갓 화려한 장식물 이었지만 이제는 모든것의 중심이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부문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모두 기술의 발전에 따른것인가.

▲인쇄술의 발명이 교육에 일대 변혁을 불러일으켰던것처럼 이제는 컴퓨터 녹음기 비디오가 그 역할을 하려하고 있다. 인쇄된 책이 어른을 위한 교육수단이라면 이들 새로운 이기들은 어린세대들을 위한 것이다. 현재의 어린세대들은 그 이기를 통해 가장효과적으로 배울수있는 방법을 터득한다.

우리는 이제 그동안 인류가 집적해놓은 지혜를 적절하게 되살리는 일을 재발견한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일이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인것으로 알고있지만 이 둘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하나는 어떤사안에 대해 지식을 습득하는것이고 다른하나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가르칠수있는 이기를 갖게되었기때문에 교육과정은 이들 이기를 활용한 자기학습으로 전환하고 있다.

­21세기 세계경제속에서 미국기업들이 유념해야할 일은.

▲세계경제의 주체가 개별국가로부터 지역경제권으로 바뀌고 있다. 캐나다를 미국경제에 통합시킨 북미경제권의 관심은 멕시코를 끌어들이는데 있다. 아시아에 있어서의 최대관심은 일본이 한국 대만 싱가포르,그리고 내생각으로는 홍콩까지를 포함한 동아시아무역권을 형성할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또한 중국이 여기에 합류할것인지 여부도 관심사이다.

­그렇다면 21세기의 세계는 유럽 북미 아시아의 3개 경쟁무역권으로 나눠질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이들 3개무역권의 역할에 따라 정치적 행위도 결정될 것이다. 우리가 이미 접어든 이러한 상황은 공정무역ㆍ보호주의 같은 것이 아닌 호혜의 관계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신세기의 생활관습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지금의 도시는 낡은것이 될것이다. 도시는 19세기 인간의 운송능력을 감안한 19세기 사회의 산물이다. 도시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정확하게 예견하기는 힘들지만,80년대 전세계적인 대형건조물붐으로 「19세기의 도시」가 이미 그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말할수 있다. 도시팽창은 이미 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도시에서 할수 있는 일은.

▲도시가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게 될지는 알수없다. 그렇지만 이미 도시에는 아주 부자이거나 젊은층,아니면 극빈층만이 살고 있지 않은가. 중산층은 도시에서 일하지만 주거하려고는 하지않는것이 추세다. 2차대전후 지어진 시내중심가의 거대한 사무실군은 시대에 역행하는 방해물이 될것이다.

또한 사무적인일이 사라지게되며 노인과 시간제근로자가 앞으로 몇년후에 최대단위노동집단으로 대두될것이다. 이들은 4∼5시간씩을 소비하며 도심의 사무실에 통근하려하지 않을것이다. 이것은 곧 범세계적인 추세로 대두될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현실」에 대한 준비가돼있다고 보는가.

▲아직도 60년대의 세계에 살고있는 사람이 많다. 다가올 시대는 전혀 새롭고 다양한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준비가 돼있지 않은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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