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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ㆍ동구사태와 미 외교정책 조지ㆍ캐넌 상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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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ㆍ동구사태와 미 외교정책 조지ㆍ캐넌 상원 증언

입력
199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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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실각해도 개혁 계속될 것”/건재가 미에 이익이지만 협조방법 제한적/동구개혁,경제난ㆍ지도층 역량 부족… 1ㆍ2년 있어야 판가름/유럽의 정ㆍ경 유럽에 맡기고 안보만 개입을미국은 소련ㆍ동구의 격동과 체제전환에 따라 태동하고 있는 유럽의 새로운 질서에 대해 대전략이 없다. 사태의 유동성과 미국 영향력의 한계로 현 단계에서는 현실적인 전략을 수립할 여건도 돼있지 않지만 소련과 동구의 오늘을 보는 시각조차 정리돼 있지 않다. 미 상원 외교위는 불안정한 소련과 동구의 진로에 방향을 제시하는 취지에서 17일 「소련ㆍ동구사태와 미 외교정책」이라는 주제로 조지ㆍ케넌 프린스턴대 교수의 증언을 청취했다. 케넌 교수는 전후 미국 대소 정책의 골간인 「봉쇄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던 미최고의 소련문제전문가다. 다음은 이날 증언에서 밝힌 케넌교수의 주제발표문 요약이다. <편집자주>

소련정세는 현재 극히 불안정하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지금까지 대도시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요구조차 충족시키는데 실패했다. 코카서스(그루지야ㆍ아르메니아ㆍ아제르바이잔) 지역과 몰다비아 지역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발트공화국들에서는 국민들과 지역공산당들이 소련으로부터 사실상의 분리를 요구하고있다. 이런 현상들이 소련정치기구들의 근본적 변화의 와중에서 일어나고 있다. 고르바초프로서는 매우 어렵고 위험한 상황이다.

그가 지금 짊어지고 있는 정치적부담은 엄청나다.

그의 높은 국제적위신과 그의 동료들 어느누구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가 지금까지 집권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고르바초프의 위치는 어느면에서 매우 위태롭다고 할 수도 있다. 느닷없이 언제 그의 지위가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설사 그가 경질되는 경우라하더라도 그의 후계자들이 그가 추구해온 정책들을 완전히,급격히 전환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 그의 외교정책은 그의 개혁정책중 가장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의 외교정책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파벌이 소련권력층에 있다는 증거는 없다.

정치적 생존의 가능성이 어떻든 고르바초프가 냉전극복과 보다 안정되고 평화로운 유럽의 기초를 세우는데 괄목할 만한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고르바초프가 그의 에너지와 동료들의 인내가 허용하는한 자신의 구상과 이니셔티브를 계속 추진해가는 것이 미국에도 이익이 되고 세계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고르바초프의 대내정치문제해결을 돕는 것은 물론 우리가 할일이 아니다.

돕고자한다해도 우리는 그럴능력을 갖고있지 않다. 심지어 경제분야에서도 우리의 협력가능성은 제한돼있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범위는 문제의 크기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음 세가지다. 첫째 미소 교역증대에 전혀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못한 장애물 즉 잭슨ㆍ베닉수정안과 스티븐슨수정안(유태계 소련시민의 이민을 자유화하지 않는한 소련에 대한 무역장벽을 철폐할 수 없다는 수정안)을 철폐할 수있고 적어도 효력정지시킬수 있다.

둘째 유럽의 재래식군사력 상호감축협상에서 보다 전진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유럽주둔 소련군의 대폭감군이 소련정부(부차적으로 미국에도)에 주게될 부담의 경감은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어떠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도 재정적으로나 다른면에서 큰의미가 있을 것이다.

셋째는 동구의 중대변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반문제들과 관련,소련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해야한다. 이런문제들은 미소안보 이해관계의 관점에서 중대한 파급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양측의 이해와 합의없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처리될 수 없는 것이다.

동ㆍ중구 유럽사태는 일반적으로는 환영할만한 것이나 불안정하고 또한 위험스러운 국면도 없지않다.

최근의 극적인 사태로 탄생한 동ㆍ중구의 새로운 정권들은 앞으로 몇개월안에 있을 선거에 의해 대체될 잠정적인 정권들이다. 선거에서는 일반적으로 비공산주의 세력들이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산주의자들의 참여가 있다해도 극소수에 그칠 정권들이 수립될 것이다.

폴란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동ㆍ중구 국가들은 민주주의세력들이 당면한 정치질서의 개편과업에 대처할 역량이 빈약하다. 새로운 상황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가능성은 나라마다 다르나 민주주의 체제가 원만한 기능을 발휘하자면 적어도 1∼2년은 지나야할 것으로 봐야한다.

새로운 정권들은 또한 모두가 심각한 경제조정의 문제에 부닥칠 것이다. 문제해결에 상당한 외국의 원조와 자국국민들의 커다란 희생이 요구될 것이다. 이것이 새정권들이 대처해야하는 정치적 긴장을 가중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동ㆍ중구의 또다른 위험은 지금까지 강하게 억눌려왔던 인종 및 민족주의적 충동의 표출이다. 내부의 긴장이 높아지고 역내 국가간,특히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관계가 긴장될 것이다. 그러나 최대의 잠재적 위험은 동독의 극단적인 불안정과 이에 뒤이은 통독가능성에 대한 논의다. 통독지향움직임이나 통독가능성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조차 초기단계에서 안보문제에 부닥칠 것이다. 오늘날의 유럽안보상황(나토와 바르샤바 동맹,강력한 동ㆍ서독군의 존재,양독에의 외국군주둔,베를린시에 대한 미ㆍ영ㆍ불ㆍ소 4개국의 법적관할권)은 즉각적인 통독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통독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되자면 먼저 이러한 안보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동구의 변화에 따른 미국의 대유럽정책은 정치 및 경제와 안보면에서 접근방식을 이제까지와는 아주 달리해야한다.

동구와 서구의 새로운 정치,경제관계설정문제는 주로 유럽 스스로가 타결해야할 문제이며 미국이 두드러진 역할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고본다.

그러나 유럽의 새로운 안보구조를 설계하는데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깊이 개입해야한다.

나는 우선 단기적으로 미국이 나토와 바르샤바 양대군사동맹의 기본적인 변화와 EC(유럽공동체)구성의 변화를 적어도 3년간 동결할 것을 제의한다.

미국으로서는 그동안 우선 정부 및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이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다음으로는 동맹국과 소련 및 기타 바르샤바 동맹국들과 예비적인 논의를 하며 마지막으로 모든 이해당사국들과 최종적인 전체회담을 갖고 내국군이건 외국군이건 간에 유럽땅에 주둔하는 여하한 모든군대에 적용되는 협정을 모색하는 3단계 방식으로 새로운 유럽안보 체제를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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