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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겉은 소강ㆍ속은 급박」/영수회담후의 정국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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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겉은 소강ㆍ속은 급박」/영수회담후의 정국기류

입력
1990.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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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무마 끝내고 신당구상 더 구체화 민주/“곧 좋은 결과 나올 것” 신중서 적극선회 공화/타3당 교감에 촉각… 국면전환 총력전 평민/노대통령 선택 대망… 집안단속에 신경 민정노태우대통령과 3야당 총재와의 연쇄적인 영수회담이후 정국흐름은 정계개편을 축으로 형성돼 가는 양상이다.

김영삼 민주ㆍ김종필 공화 양당총재의 정계개편론이 보수신당창당으로 점차 「대담한」 구체성을 띠어가는 가운데 여권은 여권대로 「보수신당」이 주는 외압을 느끼는 눈치가 역력하고,상대적으로 4당체제변화에 소극적인 평민당 역시 대응행보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민주◁

○…조기정계개편론으로 신년정가에 정계개편 논의를 점화시켰던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지난 주말부터 일단 호흡조절에 들어간 인상이다.

김총재의 연초 「드라이브」는 그 의외성에 비추어 다각도의 충격적 부수효과를 노린 전술적 의도로 풀이됐으나 그 의외성으로 인해 당내 파열음을 오히려 증폭시킨 역효과를 빚은 것도 사실.

따라서 김총재는 지난 주말부터 당내 의견개진 기회등을 통해 당내 분위기 무마에 나서는등 당내 조율에 1차순위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김총재는 자신의 구상을 한뜸 한뜸 구체화시켜 가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즉 김총재는 연초 「지자제선거전 정계개편」이라는 복안의 일단을 비춘 데 이어 이 발언이 공화당과의 통합으로 간주되자 자신의 생각이 신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오히려 진일보한 해명을 했다.

이는 물론 전적으로 공화만을 대상으로 삼는 정계개편이 아니라는,공화에 대한 당내 반발을 진정시키기 위한 「설득」의 성격을 띤 것이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신당구상을 자연스럽게 기정사실화시킨 셈이 된 것이다. 그는 더 나아가 신당에 재야및 학자 법조인 등 비정치권인사들을 폭넓게 끌어들일 것이며,신당의 노선은 「온건중도」라고 까지 언급의 범위를 계속 확장시켜 갔다.

또한 당내 진무작업은 4당체제의 타파를 위해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구축시킨 망외의 소득을 얻었는데 이는 다시 4당체제 고수를 주장하는 평민당입장과 극적 대비를 자연스레 표출시킨 결과까지 낳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김총재는 청와대회담에서 얻은 교감을 바탕으로 개편논의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저류의 흐름은 계속 확장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공화◁

○…공화당은 김종필총재가 청와대회담에서 조기정계개편을 주장한 후 부터 이전의 「신중함」을 벗어던지고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개편론을 밀어붙이던 지난주까지만해도 당내에서는 『백기항복하는 거냐』며 우려를 하기도 했으나,김총재로부터 『중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감이 전달되자 이런 우려는 일소된 분위기다.

김총재 자신도 한동안 견지했던 신중론을 벗어나 조기개편을 주장한 데 이어 15일 기자들에게 『곧 좋은 것을 주겠다』고 말하는등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총재의 적극성은 지난 10일 고흥문 류치송 이충환 양순식 민관식 이영근씨 등 구여야정치인들을 초청,정계개편에 대한 의견을 나눈 데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육사8기생동기회원,장예준 전동자부장관 등 구여권인사등 많은 사람들의 김총재면담이 이어지자 당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어 민주당의 진정국면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평민◁

○…평민당은 민주ㆍ공화당의 조기정계개편 추진이 청와대의 개별영수회담이후 어떤 형태를 띨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냐하면 청와대회담에서 노대통령과 김 민주ㆍ김 공화총재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을 둘러싼 교감이 있었을 것이고 이 교감이 민주ㆍ공화당의 행보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대중총재는 영수회담이 끝난 뒤 『노대통령의 정계개편에 대한 생각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고 말해 자신과 노대통령사이에 정계개편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은연중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김 평민총재의 해석이기 때문에 평민당은 민주ㆍ공화당의 정계개편움직임에 대해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할 입장이다.

김 평민총재는 15일에도 조기정계개편논의는 국민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민당은 민생치안과 물가등이 국민의 주관심사라고 주장하면서 전국에 10개반을 보내 민생문제의 당위성을 알리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상 정계개편의 부당성을 알리는 적극공세가 될 것 같다. 김총재가 영수회담이후 자신의 방북추진등 남북문제에 대해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계개편논의의 국면전환을 꾀한데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정◁

○…민주ㆍ공화가 범보수신당쪽으로 정계개편의 방향을 잡고 다만 속도의 완급조절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정당의 표면적태도는 여전히 「관망」이다.

민정당은 지난번 노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개편의 필요성을 시사한 이후 11일 의원ㆍ지구당위원장연석회의에서 정계개편이 「전향적」 검토의 대상임을 공식화해 놓은 상태. 또 구랍 28일 박준규 전대표의 발언파문이후 『정계개편은 민정당주도아래 이뤄져야 하며 민정당은 모든 세력에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고 못을 박아놓고 신당움직임에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여권의 방향타는 결국 당보다 청와대쪽이 쥘 수밖에 없다는 역학관계도 있어 청와대영수회담후 제휴파트너에대한 투자효율을 계산하고 있는 노대통령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일부에선 이미 노대통령의 결심이 섰고 이것이 청와대회담중 특정 김씨 또는 김씨들에 우회적으로 전달됐다는 얘기도 있다.

현재로선 당의 어느누구도 개연성있는 개편의 그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선수를 치고나선 민주ㆍ공화측이 당의 외곽으로 침투해 올 가능성도 있어 크고 작은 집안단속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실정. 최근 그동안 소외됐던 구여권인사에 대한 관심을 포함,당내 결속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보인다. 다시 말해 자유민주세력 결집을 포함한 새로운 「판짜기」나 각료배분 등을 통한 편법적 연정구도등이나 어쨌든 개편의 경우 여권의 결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당위성 외에 야측이 먼저 민정의 소외세력들을 겨냥해 포섭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속에 경계의 시각을 늦추지 않고 있다.〈조재용ㆍ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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