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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무 “한국서 10% 자신”발언계기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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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무 “한국서 10% 자신”발언계기 살펴보면

입력
1990.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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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 전략」먹혀들어… 점유율 3년새 24배/양담배 급속확산 10% 시장 내줄판/도시 젊은층ㆍ여성ㆍ중산층 집중공략/판촉비 물쓰듯… 불법광고도 수천건『한국의 양담배 시장점유율을 올해안에 10%로 올려놓겠다』고 한 야이터 미 농무장관의 발언이 외신으로 보도되자 담배인삼공사를 비롯한 관계당국과 관련 업계ㆍ담배경작농가등 관련단체에서 적지않은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애연가들,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야이터의 발언은 화제가 되고 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장담을 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지만 한국시장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한 『오만한』태도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늘 깔보이는 듯한 저자세 대미 통상외교에 대한 미덥지 못한 생각과 과소비와 함께 기승을 부리고 있는 외제선호풍조 때문에 야이터의 장담이 그대로 들어맞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양담배는 어느새 우리주변에 깊숙히 뿌리를 뻗어가고 있다.

재무부에 따르면 88년 7월 담배수입이 개방된이후 수입물량은 꾸준히 늘어 개방 이듬해인 지난해 (11월말까지)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담배는 모두 1억8천7백만여갑(1천8백억원상당)으로 국내시장점유율은 4.46%,개방 첫해인 88년 7∼12월중 평균 시장점유율(2.86%)에 비해 70%가량 증가했다.

또한 수입자유화에 앞서 담배인삼공사(당시 전매청)가 양담배를 독점 수입ㆍ판매하기 시작한 지난 86년(시장점유율 0.18%)보다는 무려 24배가 늘어난 수준이다. 양담배에 대한 경각심을 잊고 지내는 사이에 소비가 놀랄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양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최소한 7%를 넘어 마지노선이라는 10%선까지 깨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관계기관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주변에는 양담배흡연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아무데서나 아무런 거리낌없이 공공연하게 양담배를 피우는 분위기가 됐다.

사무실등 공개된 장소에서 양담배갑을 호주머니에서 꺼내는 모습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남의 눈을피해 양담배를 구입하던 일말의 공덕심은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일부 양담배 중독자들은 『양담배가 역시 맛이좋다』『양담배를 피우면 목이 안아프다』는 등의 근거없는 예찬론을 펴면서 보루째로 양담배를 서랍속에 준비해 놓을 정도다.

특히 양담배는 여성ㆍ젊은 층을 중심으로 룸살롱등 유흥가와 중산층아파트단지에서 확산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가 지난해 12월 대륙연구소에 조사의뢰한 양담배소비실태조사(조사대상자 20세이상 1천5백명)에 따르면 남녀흡연율에서는 여자가 2.6%로 남자평균(1.7%)보다 높았고 남자중에서는 30대계층이 2.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담배가 팔리는 주요판매장소는 나이트클럽ㆍ카페등 유흥가 및 아파트단지,지역별로는 서울ㆍ부산등 대도시지역으로 조사됐다. 결국 양담배소비자제에 앞장 서야할 중산층과 앞으로 흡연문화를 이끌어갈 젊은층을 대상으로 양담배가 깊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양담배소비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소비계층의 무분별한 외제선호ㆍ과소비풍조를 노린 외국담배제조회사등 담배업자들의 맹렬한 판촉활동이 큰 요인중의 하나.

미국의 3대메이커로 불리는 브라운 앤드 윌리엄즈(BZW)ㆍ알제이 레이놀즈(RJR)ㆍ필립모리스(PM)등을 비롯한 국내진출 외국담배업체들은 세계6대 시장의 하나인 한국시장공략을 위해 천문학적인 광고ㆍ판촉비를 뿌리고 있다. 국내담배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간판ㆍ비치파라솔ㆍ옥외광고탑 등을 무료로세워주는 것은 이같은 판촉활동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들은 한미협상을 통해 설정된 판촉ㆍ광고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불법활동까지 무차별적으로 감행,말썽을 빚고있다.

재떨이ㆍ라이터ㆍ볼펜ㆍ전자손목시계ㆍ전자계산기 등 사은품을 규제한도 이상으로 소매인ㆍ소비자 등에게 제공하는 것은 예사이며,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한국아가씨 등으로 구성된 판촉팀을 내세워 지나는 행인들에게 끽연을 권유하는 가두시연회를 벌이기까지 했다.

판촉활동의 주대상은 젊은이와 여성계층. 일부 업체들은 지난여름 부산해운대,동해안 피서지 등에서 국내유명가수 개그맨 등을 동원,여름축제행사 후원이라는 명목아래 주로 청소년층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흡연욕구를 자극하는 판촉행위를 했다. 현행 담배사업시행령(제14조)에는 청소년ㆍ여성을 대상으로 사회ㆍ문화ㆍ체육행사 등은 담배회사가 후원하지 못하도록 명시돼있다.

또한 어떤 회사들은 일간신문을 통해서는 직접적인 광고ㆍ판촉을 못하도록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담배갑을 연상케하는 광고디자인으로 사실상의 광고효과를 내고있거나 청소년층이 많이 보는 잡지에 선정적인 광고를 게재하는등 갖가지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우리 관계당국과 불법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까지 이같은 불공정행위는 모두 1천5백여건에 달했다.

담배소매상들의 판매마진율이 높은 것도 양담배소비증가를 재촉하는 한 요인.

현재 양담배의 소매점마진율은 시판가격의 10%로,국산담배의 평균 마진율 9.3%보다 높게 책정돼있다. 이때문에 소매상들도 이왕이면 이윤이 높은 양담배를 한갑이라도 더 팔려고 하는게 당연한 이치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양담배는 미국 12개업체의 1백종 비롯,영국(14종) 스위스(25종) 네덜란드(11종) 일본(7종)등 11개국 27개 사의 1백71종인데 미국산이 86%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ㆍ개방압력이 각부문에서 사슬처럼 얽혀있는 상황에서 양담배만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수입제동역할을 기대할 수는 없다. 결국 기대할 것은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뿐이다.<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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