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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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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는 4대 명절이 있다. 불탄일(음력 4월8일) 출가일 (〃 2월8일) 성도일(〃 12월8일) 열반일(〃 2월15일)이 그것이다. 석가모니가 출생에서부터 열반하기까지의 중요한 과정이다. ◆흔히 「도를 깨우친 날」로 일컫는 성도일 또는 성도절은 왕족인 석가모니가 29세때 출가,6년간 고행을 한끝에 불타가야의 보리수나무아래 단정히 앉아 사유하여 마침내 대오각성,불타가 된 날을 말한다. 매년 이날을 맞으면 신도들은 사찰과 암자에 연등을 달고 스님과 함께 철야기도를 하며 당일 대소사찰에서는 법회를 갖는다. ◆북한은 헌법에서 『공민은 신앙의 자유와 반종교선전의 자유를 갖는다』(54조)고 규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북한은 일찍부터 종교자유의 천국이 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실제는 정반대이다. 일찍이 김일성은 『종교는 일종의 미신이다. 예수를 믿든지 불교를 믿든지 그것은 본질상 다 미신을 믿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이 미신타파를 이유로 공산정권수립전부터 철저한 종교탄압과 말살작업을 벌여 온 것은 잘 알려진대로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위장ㆍ선전하기 위해 80년대 후반에 교회와 성당을 한두개 짓고 또 보현사 석왕사 등 이름난 큰 사찰을 보수하기도 했다. 비록 전시용이긴 하나 과거에 비해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평양방송은 지난 4일 성도절을 맞아 각 사찰에서 승려와 신도 불교도연맹 교직자들이 모여 기념법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다. 그런데 평양에서 있은 법회에서 조선불교도연맹 부위원장인 황병대는 설교에서 『오늘날 조선인민이 겪고 있는 고통은 미제의 남조선강점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다.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석가모니득도의 본질인 우주의 진리와 인성개발에는 아직 아랑곳 없는 것 같다. 북한의 종교가 언제쯤 제모습을 찾고 제구실을 하게 될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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