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도시 영세민 가구주의 절반이 항상 실업위기에 처해 있으며 신체및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도시영세민 주거실태및 의식조사결과(1월15일자 한국일보 1면)는 신년의 분위기에 들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동안에도 도시영세민 실태가 보고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가구주의 학력 직업 취업상태 월소득 주거비 주거형태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결과 이들의 실체는 일반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비참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들의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웬만한 월급쟁이들의 한달 용돈에도 못미치는 23만1천원이었으며 보통 3∼4명이 단칸방에 세들어 살고 있었다.
직업이 없는 가구주가 25∼46%였으며 직업이 있다 하더라도 막노동 행상 노점상을 하는 사람이 절반에 가까웠다.
또 최근 5년안에 이사를 한 도시영세민들은 종전보다도 더욱 비좁은 집(평균 7.4평에서 6.8평)으로 옮겨 간 것으로 조사됐다.
바꿔 말해 복지를 최고 주요정책과제의 하나로 삼고있는 6공화국들어 우리의 불우이웃들은 오히려 더욱 열악한 생활상태로 빠져 든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잘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으며,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영세민문제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고 능력만 있으면 자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므로 영세민들의 비참한 생활실태는 결국 자신들의 탓 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의 대상자들이 생활보호대상자와 의료부조자들임을 생각한다면 영세민들의 문제는 그들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생활보호대상자의 상당수는 노령이거나 무의탁청소년들로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또 조사대상자의 44.7%가 신체및 정신장애등 각종 질환으로 애초부터 노동이 불가능하다는 조사결과 역시 이들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망의 90년대에는 도시영세민들의 실종된 복지가 되찾아져 이같은 우울한 이야기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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