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무대 제노베스가 지간테/조직원 “20년 환자… 범죄능력 없다”/FBI “법망 피하기 위한 연막술”마피아는 「밤의 황제」이다. 마피아의 대부는 「패밀리」로 불리는 조직원들의 절대적 존경과 복종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적인 존재이다.
마피아의 주활동무대인 뉴욕에서는 한 마피아 대부의 정신이상여부를 놓고 수사당국과 패밀리간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패밀리쪽에서 그들의 대부를 「정신이상」이라고 줄기차게 주장,세인의 관심을 더욱 끌고있다.
뉴욕의 5대마피아중 FBI는 최대조직인 감비노가에 버금가는 제노베스가를 이끌고있는 대부가 「턱주가리」로 불리는 빈센트ㆍ지간테(61)라고 확신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지간테를 조직범죄ㆍ마약밀매등 혐의로 기소키위해 조직을 이탈한 전패밀리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물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69년부터 피해망상과 정신분열증세로 20차례이상 정신병원을 들락거렸으며,지난 해에는 심장수술까지받아 완전 폐인상태인데 어떻게 범죄행위를 하겠느냐고 항변한다.
그의 동생이며 사우스브롱스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루이스ㆍ지간테신부(57)는 그의 각종병원기록과 자신의 보증서를 첨부,형에게 금치산 선고를 내려줄 것을 맨해턴주립대법원에 신청해 놓고있다.
FBI와 뉴욕경찰도 파자마에 가운 차림의 지간테가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뉴욕의 젊음과 지성의 거리인 그리니치빌리지를 20년간 「미친사람」처럼 배회해온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법망을 피하기위한 간교한 위장술책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2백50명의 충성스런 「가족」을 거느리고 뉴욕,뉴저지 2개주의 부두ㆍ건설노조를 주무르고있는 제노베스가의 대부로서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연막술이라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또 그의 금치산선고신청이 연방 대배심원의 불법취득 재산압류 판결하루전에 제출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내려진 이판결은 피고인 재산에 대한 사전 몰수권을 인정,그동안 재력을 바탕으로 유리한 재판을 이끌어가던 마약업자등 「재벌급」 범죄단에 일대 철퇴를 가했다.
지간테신부는 형이 그리니치빌리지의 아파트에서 88세의 노모 욜란다의 간병을 받고있으며,부인 올림피아가 소유한 뉴저지올드타판의 저택외에는 다른 재산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지간테가 고급주택가 파크애브뉴의 흰벽돌 4층집을 갖고있으며 이곳에서 조직관계 일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쨌든 수사당국과 패밀리간의 「정신이상」공방은 법원이 지간테에 붙여준 후견인의 보고서에의해 결판나게 돼있다. 이 후견인은 그간의 밀착관찰기록보고서를 곧 판사에게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중심으로 1백여년간의 미국의 암흑가를 지원해온 마피아도 이젠 서서히 퇴조의 길을 걷고 있다.
연방수사국의 끈질긴 단속으로 지난 85년 뉴욕5대 패밀리의 대부를 포함한 전국적인 마피아계보가 법망에 걸려들었으며,새해들어서도 지난 4일 감비노가의 새로운 대부 존ㆍ감비노(49)가 마약밀매혐의로 브루클린에서 FBI에 체포됐다.
게다가 본거지 시칠리아에 대한 국제합동단속반의 발본색원으로 물갈이를 하지못해 마피아는 날로 노령화하고있다. 어제의 기라성같은 패밀리들은 하나하나 사라지고,이를 대신한 신진세대는 「개인주의적사상」에 젖어 조직의 결속력이 와해되고 있다.
또 급속히 번지는 남미ㆍ아시아계조직에 밀려 마피아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제노베스가 대부의 정신이상 소동은 그것이 사실이라해도 날로 쇠퇴하는 오늘의 마피아실태를 잘 반영해주는 현상이다.<윤석민기자>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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