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적 태도가 범행 유발/경찰 처우개선 사기 필요강ㆍ절도는 정말 속수무책인가. 「민생결찰」과 국민들은 지침대로 지쳐있다.
내외근경찰관이 총동원된 연말연시방범총비상령이 10일 해제되자 한숨을 돌릴 경찰은 언제까지 이같은 비정상적 총동원작전이 계속돼야 하는지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이기적이고 나약한 시민정신,모든 것을 경찰에 떠넘기려 하는 시민들의 방관적 태도는 민생치안을 위해 애쓰는 경찰의 사기를 한층더 저하시키고 강ㆍ절도의 피해를 더욱 크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구랍23일 하오2시30분께 서울지하철 3호선 옥수역승강장에서 소매치기 3명이 전동차를 기다리던 20대여자의 핸드백에서 현금 72만원을 꺼내다 순찰중인 경찰 2명에 적발되자 다연발가스총을 발사,눈을 뜨지 못하는 경찰과 10여분간 격투를 벌였다.
그러나 주변에 있던 시민 1백여명은 아무도 나서려하지 않았으며 경찰관이 범인 1명의 바지를 붙잡아 범인이 팬티차림으로 달아나는데도 구경만 했다.
소매치기를 당한 피해자는 피하기에 바빴고 나중에도 신고를 하지 않아 경찰이 피해품을 돌려줄 수도 없었다.
지난해 4월 서울시경에서는 익명의 시민이 편지와 함께 보내온 현금 1백만원이 화제가 됐었다.
한달전 중구 명동 프로스펙스대리점 앞길에서소매치기 3명이 행인의 현금 58만원을 털려다 경찰 7명에게 적발되자 생선회칼을 휘둘러 경찰 5명이 칼에 찔려 부상하는 것을 다른 시민 5백여명과 함게 지켜보기만 했다는 이 익명의 시민은 『구경만 한 나자신이 부끄러웠다』며 이 돈을 경찰관 치료비에 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일대 부유층집만 12차례 털오온 정영선씨(28)는 경찰에서 『부유층일수록 칼만 들이대면 반항은 커녕 「신고도 않고 금품을 달라는대로 줄테니 사람만 다치게 하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더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내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동안 아파트지역에서 발생한 강도사건의 55%가 열린 현관문을 통해 침입했다는 분석결과는 시민들의 방범의식에도 문제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6월1일 인천 동구 송림동 이모씨(29ㆍ회사원) 집에 복면강도가 침입 잠자던 부부를 깨워 반지 1개를 빼앗은뒤 부인 김모씨(29)를 폭행하려 했다. 부인 김씨는 남편에게 『범인이 1명뿐이니 잡자』는 신호를 보냈으나 남편은 고개를 가로젓고 범인이 시키는 대로 이불을 덮어썼다. 결국 부인의 기지로 범인을 잡았으나 김씨는 남편의 이기적인 태도에 밤새 고민하다 얼마후 이혼까지 해버렸다.
경찰수사결과 범인은 6개월동안 10차례나 강도짓을 하면서 부녀자폭행을 시도했는데 실패한 5번은 모두 부부가 완강하게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연말연시 방범총비상령기간에 전국의 각경찰서는 내외근경찰을 총동원하는 「누비기작전」을 실시했다.
서울시경은 그결과 을신년연휴기간의 강ㆍ절도 등 각종 범죄발생률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9.6%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까지 대규모 경찰력의 일시적 집중투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경찰인력을 크게 늘리고 장비ㆍ처우를 개선하면서 시민들의 자위방범의식을 높여야 한다.
서울시경 최중락형사과장도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사회모순과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라며 『경찰의 수사력강화조치와 시민들의 방범의식 제고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경찰을 못믿어 신고를 하지않고 경찰이 시민들의 방범의식미약만을 탓하는 상황이 더이상 계속돼서는 안될 시점에 이르렀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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