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없는 회담 「향후 행로」 초점/“정치안정 필요” 공감대… 각론엔 이견 예상11일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 평민당총재와의 청와대 영수회담을 시작으로 「1노3김」의 개별영수회담이 시작됐다. 이번의 연쇄 개별회담은 6공 출범후 첫번째의 「현안없는 회담」으로 앞으로의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첫날인 노김 평민총재간의 회담에서 대부분의 논의는 향후의 문제에 집중됐으며 과거문제는 12ㆍ15 대타협의 후속조치에 국한됐다.
이 회담에서 양자가 정부 승인 및 당국자간의 협의원칙아래 야당대표의 방북허용에 의견접근을 본 것은 의외의 관심사항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대표의 방북허용문제는 김 평민총재가 제의한 것을 노대통령이 긍정검토 다짐을 한 것으로 김총재가 이날 회담에서 얻어낸 수확이라고 볼 수가 있다.
노김 평민총재의 첫날 회담에서 정치적 안정속에 경제난국을 초당적으로 타개해야 한다는 것등 무리없이 합의사항을 도출해냄으로써 1노3김의 연쇄 개별회담은 향후의 정치적 안정을 위한 생산적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광주문제 처리,국가보안법ㆍ안기부법 개폐,장기수 석방,전노련ㆍ전교조문제 등에서는 여전히 의견차이를 나타내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이견이 정국의 잠복성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이번 1노3김의 연쇄 개별회담은 형식상으로 특정현안 없이 국정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초중량급의 정치적 관심사항이랄 수 있는 정계개편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논의된 내용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여야 4당이 정계개편문제에 대한 암중모색단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라 각 당의 정국운영기조는 변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정계개편문제는 민주ㆍ공화당이 먼저 기선을 잡고 평민당이 견제를,민정이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실상은 4당 모두 각각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어느 당도 섣불리 먼저 의중을 털어놓을 수 없는 「속앓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계개편문제는 노대통령을 축으로 한 3김의 개별회담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3야당의 내심이 조금씩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3김 총재가 각각 노대통령에게 정계개편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는 점과,노대통령이 이들의 의사를 종합분석해 앞으로 정국운영에서 이를 십분 반영할 것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청와대 개별영수회담에서 노대통령은 주로 듣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각 당의 사정으로 볼 때 정계개편문제에 있어 민주ㆍ공화당은 지자제 실시이전에 보수대연합 방식의 정계개편을 희망하고 있고,평민당은 4당구조의 유지를 전제로 하되 야권통합 논의 가능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노대통령은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1ㆍ10 연두기자회견과 이날의 김 평민총재와의 회담에서 『정계개편은 인위적으로 성급히 추진할 수 없다』는 기본원칙을 제시하면서도 『정치상황 변화에 따라 융통성을 갖고 대처하겠다』는 다소 긍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의 분석으로는 정계개편의 목적이 4당구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정치질서의 재편이라는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차기 정권경쟁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견해가 많다. 기존의 4당구조로는 어느 당도 차기 정권경쟁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의 과반수이상의 승산을 갖고 있지 못하다.
겉으로는 드러내놓고 있지 않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계개편은 의원내각제 개헌을 상정하고 있으며,통합 또는 합당의 형식으로 이합집산이 있을 때 현 총재들의 역할분담이 수반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민주ㆍ공화당의 통합추진이 이같은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일부에서 관측하고 있다.
노대통령과 민정당도 차기의 권력구조가 의원내각제로의 가변성이 있을 것으로 내심 생각하고 있다는 게 여권주변의 얘기이다. 단단한 지역기반을 가진 야3당을 또다시 선거에서 제압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것도 이런 내심의 주요배경일 것이다.
결국 민정당도 정계개편에서 독야청청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되며,지분 감소가 있다 하더라도 정계개편에 동승해 차기 정권경쟁에 나서야 할 형편이라고 보여진다.
「1노3김」 회담후 정계개편문제는 더 큰 정치권의 관심사로 부각될 것이 확실하다.<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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