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3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3

입력
1990.01.12 00:00
0 0

◎군축주장/“3년내 10만수준ㆍ미군 완전철수”/미의 “DMZ 동시철수”엔 답 모호북한은 87년 7월23일 첫번째 군축제안에서 남ㆍ북한군을 4년동안에 10만명선으로 감축하는 동시에 미군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남ㆍ북한 미국등 3자 외무장관회담을 열 것을 제의했다.

북한은 또 88년 11월7일 제의한 군축제안에서는 시간표를 3년으로 줄이고 군축기간중의 단계적 실행내역을 상세히 제시했다. 1차연도말에 남ㆍ북한병력을 40만명선으로 감축하고 미국은 지상군과 핵무기를 부산과 진해(북위35도30분선)를 잇는선 이남으로 철수한다.

2차연도 말에는 남ㆍ북한 병력을 25만명선으로 감군하고 미지상군과 핵무기는 완전히 철수한다. 마지막 제3차연도말에는 남ㆍ북한병력을 10만명으로 줄이고 미공군과 해군력도 철수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은 두 군축제안에서 판문점중립국 감시위원단(폴란드ㆍ체코ㆍ스웨덴ㆍ스위스)이 확인역할을 맡을 것을 주장했다. 그들은 88년 제안에서는 3자회담을 평양ㆍ서울,평양ㆍ워싱턴의 2원회담으로 갖자고 주장했다.

이번 카네기재단 세미나에서 북한측 참석자가 평양의 88년 군축제안을 설명하자 한 미국측 참석자는 남ㆍ북한간의 평화협상이 주요문제라고 강조,평양이 주한미군 철수에만 역점을 두는데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당신이 미국에 초점을 맞추고 보다 큰문제인 한국과의 관계는 무시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긴장완화는 결국 남ㆍ북한정부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나는 남ㆍ북한양측이 접촉과 왕래의 확대,작은문제부터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이해와 신뢰를 확대해가지않고서는 남ㆍ북한의 병력감축ㆍ외국군의 철수문제에 대한 진지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믿지않는다』

북한측은 『재통일문제는 물론 남ㆍ북한사이에 해결돼야하나 군사적긴장을 완화하자면 미국이 한국문제에 군사적으로 관련돼있으므로 미국을 포함하는 회담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측참석자들은 북한의 군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많은 이의를 제기했다. 가장 강력한 이의는 북한이 미군철수만을 강조하고 이에 따른 북한군이나 한국군의 재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않은점에 대해서다.

『남ㆍ북한의 감군만으로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정당화하기가 충분치 않을 것이다. 북한군을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시키지않고 전진배치된 미군과 미핵무기를 제1단계로 부산­진해선으로 철수시키기를 기대한다면 미의회에서 정말 문제로 삼을 것이다. 미군의 전진배치는 당신네의 전진배치된 군의 공격을 억제하는데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측의 한 참석자는 북한이 병력을 DMZ에서 철수시킨다면 남ㆍ북한의 상호 병력감축이 없더라도 대다수 미군의 철수가 『가능하고 또한 바람직스럽다』고 북한의 DMZ에서의 철수용의를 추궁했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사실 그점에 대해 확답할 수 없으나 원칙은 동시이동이다. 우리가 DMZ에서 미군이 이동해야한다고 말할때는 우리도 동시에 이동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끼리 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긍정적이긴 하면서도 분명한 답변을 하지못했다.

일부 미국측참석자들은 북한의 3년시간표가 검증문제와 관련,너무짧다고 비판했다.

『당신네의 제안은 진지한 논의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현재의 안으로는 심각한 문제들이 다시 제기된다. 예를들면 감군을 실제로 시작하자면 보유병력수부터 확인해야되는데 남ㆍ북양측의 병력수에 대한 확인작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3년 시간표부터 내놓는 것은 비합리적인 자세다』

『북한의 시간표는 우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는 병참이나 기술적으로 말이되는 시간표를 가져야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미군철수에는 정치적으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시간표가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미군이 철수할 경우 그것은 한국에서 미국이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와 실제로는 동북아시아 전역에대한 전반적인 군축계획의 일환으로 철수한다는 것을 먼저 당사국 국민들에게 확신시켜 줘야 할 것이다』

북한측참석자들은 『우리에게는 미군의 완전철수가 원칙의 문제이고 주권의 문제다. 기간은 방법과 세부사항의 문제다. 일단 원칙적인 합의만하면 기간문제는 협상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주한미군철수 그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측의 한참석자는 한반도의군축은 남ㆍ북한 군의 태세를 공격에서 방어로 전환하는 문제를 다루어야한다고 제의했고,다른 한 참석자는 DMZ에서의 남ㆍ북공동 순찰,양측군사훈련에 옵서버파견등 작은 신뢰구축행위(CBM)부터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지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우리가 신뢰구축을 원치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리는 많은 제안을 했으나 남이 문목사의 체포와같은 행동을 계속 함으로써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개발계획목적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북한측참석자는 『내가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항상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다른 나라들처럼 평화적인 핵에너지프로그램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IAEA의 검사가 요구됐는지 또는 거부됐는지 어떤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