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틀리더라도 일관성을 유지하라새해들면서 여러기관의 경제예측을 보면 모두가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이에 대하여 정부 기업,그리고 국민 모두가 위기의식까지 느끼고 있는 것같다. 그런데 이같은 경제상황에 대하여 상반된 입장이 있을 수 있겠다.
우선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경제의 현안문제가 무엇인지 동일하게 인식하고는 있으나 아무도 이들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국민이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경기가 침체되는 이유가 정부의 경제정책 부재때문이 아니냐고 비난하게 된다.
이러한 견해의 차이는 크게 두가지 이유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오늘의 경제현안에 대하여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너무 많기 때문에 각자가 하나씩만 내놓아도 수많은 대응정책이 가능하므로 이중에서 어느 것을 택하여야 할지 몰라서 표류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로 현대와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비록 오늘의 시점에서 어느 한가지 정책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돼 경제정책으로 입안,집행되었다하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 최선의 정책이 반대로 미래에는 정책적 실수로 역전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경제문제에 대하여 정부에서는 관련부처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여 서로 다른 정책대안을 제시하면서 저마다 자기 부서의 정책이 최선의 것이라고 주장하게 되고,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어느 정책을 쓰든 경제가 회복되기는 커녕 날로 침체됨에 따라 경제정책의 부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최선의 해결책을 위한 접근방법의 하나로 의사결정론에서 나오는 일관성과 최적성의 원리를 원용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최적의 해답을 모를 때,차선의 대안으로서 목표를 정하여 일관성있게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하여 해결책을 추구할때 천방지축으로 왔다갔다하며 헤매면서 틀리기보다는 좀 틀리는 답이더라도 일관성 있게 틀리면 바로 이것이 헤매면서 틀리는 것 보다 최적성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오늘날 가장큰 경제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노사분규와 물가에 대하여 적용하여 보자.
먼저 노사분규의 경우 우리 모두가 경제의 최대과제는 산업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사관계의 정립에 있어서 정부정책이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국민이 속해있는 근로자의 편을 들다가 다른 한편으로는 갑자기 임금이 급상승하고 국제경쟁력이 문제됨에 따라 기업의 편도 들면서 양쪽으로 왔다갔다 헤매다 보면 산업평화는 고사하고 양측으로부터 정책부재라고 비난만 받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책대안보다는 노사양측이 대화나 양보를 통해 해결해달라는 당부나 하게된다.
차라리 이 경우에 정부가 산업평화라는 목적을 위하여 기업의 부당하거나 불공정한 노동행위를 엄단하고 동시에 폭력이나 재산파괴등 불법적 수단의 노사분규는 공권력을 써서라도 막고,또한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지켜져야할 것이라면 처음부터 엄격히 정책입안을 하여 일관성있게 집행하였다면 오늘날과 같이 어려운 상황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예로 일은 안해도 월급 준다면 과연 몇사람이나 일하려고 할 것인가는 누구나 알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정부에서 정책으로 대안을 제시하여 이를 일관성있게 집행했어야 할 것이다.
물가상승의 문제도 정부의 목표는 물가안정이지만 실제로 제시되는 정책을 보면 일관성이 결여되어 왔다. 한 예로 지난 연말에 증권시장 부양책으로 발권력을 동원하여 몇몇 기관투자가들에게 무제한 자금방출을 하였고,이에 따라 억단위가 아닌 조단위의 자금이 방출되었다고 한다.
이 경우 이러한 정책에 의하여 증권시장이 단기적으로는 활성화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육성은 커녕 오히려 일반투자가들이 대부분 빠져나가고 기관투자가들만 남는 상황이 걱정된다. 더욱이 금년에 예상되는 지방자치제선거는 돈의 유통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자금의 방출과 화폐유통속도의 가속화는 직접적으로 물가상승의 요인이 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따라서 경제정책의 목표가 산업평화이건 물가안정이건 모든 정책이 합리적인 원칙하에 수립되어 일관성있게 집행되지않고,소방수가 불끄러 쫓아다니듯이 여기저기 뛰나보면 자칫 아무것도 이루지못하고 정책부재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경제는 인기를 먹고 살찌지 않는다. 오직 합리적이고 일관성있는 정책만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좌절하여 또다시 후진국의 가난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경제발전의 정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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