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르몽드지 사설「아시아와 페레스트로이카」/아시아,냉전 최후의 요새로 남아프랑스의 유력지 르몽드는 10일 「아시아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차대전 종전후 45년,고르바초프가 권좌에 등장한지 5년이 된 지금 아시아는 여전히 냉전 최후의 요새로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중국과 북한의 개방에 대해 『아마도 늙은 공룡들의 퇴장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이다.
일본과 소련간의 평화조약서명은 영토분쟁으로 막혀있고 남북한은 총검과 대포로 38선 양편에 대치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선 전투가 계속되고 중국에선 고르바초프의 이단을 비난하는 모택동주의자들의 주장이 다시 득세하고있다.
어제만해도 크렘린에 자유의 가르침을 주던 이 중국은 동구에서는 늙은 차우셰스쿠의 죽음과 함께 실질적으로 사라진 경직된 공산주의의 학교로 다시 변했다.
중국 북한 베트남은 쿠바와 함께 스탈린에게서 상속받은 경찰국가를 찬미하는 마지막 보루를 형성하고 있다.
독재자들의 낡은 고집이 이 지역에서 군축과 긴장완화의 모든 과정을 차단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북경 하노이 혹은 평양의 공산독재가 「천안문식의 방법」에 유혹받는 소련진영의 마지막 보수파들에게 앞으로 닥칠지 모를사태를 해결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동구의 긴장완화는 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교조적인 고립주의는 유럽에 자유의바람이 다시 불고있는 이 시대에 얼마나 연명할 수 있을까.
옛날의 「형제국들」과 소련은 침체한 경제를 보조할 수단도,이미 과잉장비된 정권을 무장할 수단도,그리고 예측못할 야심을 도와줄 수단도 없다.
현재 회의중인 코메콘(공산권경제상호원조회의)은 예컨대 하노이에 변화의 문을 열때가 도래했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아마도 늙은 공룡들의 퇴장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또 일본은 고르바초프의 평화공세에 굴복할 것을 거부하면서 동구의 새 여건을 주시하고 있다. 유럽을 순방중인 가이후일본총리의 주요목적이 그것이다. 헝가리와 폴란드에 원조를 공여하면서 일본은 국제경쟁에 개방된 이 새로운 시장의 경제와 무역규모를 간과치 않고 한국의 예를 따라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
일본지도자들은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세계적인 각축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상황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적 거인이며 정치적 난장이로서 오랫동안 폐쇄됐던 희화화된 모습에서,그리고 지역적인 강대국에서 탈피,국제무대의 주요결정에 전면적으로 참여하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도약하면서 자본주의에 매혹되고 있는 동유럽에서 소외되는 것을 스스로 용납치 못할 것이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