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현금인출 “먹이”/서울보다 지방 더 극성/무적 오토바이 주요 범행 수단『은행앞엔 혼자 서있지 마라』 『은행에는 절대 혼자 가지 마라』
은행앞은 대낮에도 오토바이 승용차 등을 이용한 날치기들의 주무대가 돼버렸다.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혼자 걸어가는 것은 날치기들에게 『내돈을 가져가라』고 알려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여경리사원 1명만 은행에 보냈다가 직원월급을 털리는 다액피해를 당하는 업소가 많으며 은행 경찰도 답답할만큼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유신단열 총무과장 전병훈씨(39)는 구랍23일 여직원 김모양(23)과 함께 서초구 방배본동 상업은행 사당동지점에서 인출한 직원월급 2천만원을 털렸다. 전씨 등은 평소 꼭 승용차를 타고다녔으나 이날은 마침 차가없어 회사에서 가까운 은행까지 걸어갔다가 오토바이를 탄 치기배에게 당했다.
지난해 7월24일 상오11시30분께 서울 한미은행 여의도지점 앞길에서 동화음향산업㈜ 경리사원 이호희양(22)이 오토바이를 탄 20대 2명에게 현금수표 등 8천3백27만원이 든 돈봉투를 날치기 당했다.
이에앞서 상오11시10분께는 한미은행에서 5백여m 떨어진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앞길에서 동일범으로 보이는 2명이 아름전자 경리사원 손완자양(20)이 들고있던 현금 1백30만원을 날치기해갔다.
치기배들은 은행에서부터 돈가진 사람들을 미행하는게 보통이므로 직장이나 집근처에 다 왔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봉제자수업체인 동양실업㈜ 이사 윤석봉씨(46)는 지난해 9월5일 하오1시께 중구 신당동의 회사 앞에서 3천6백만원을 빼앗겼다.
한일은행 신당동지점에서 직원월급,상여금을 찾아 7백여m 떨어진 회사앞까지 걸어와 잠시 방심한 사이 오토바이 2인조가 가방을 채간 것이다. 윤씨는 『그뒤론 반드시 2명씩 은행에 가고있다』며 『같은 업종종사자들의 모임에서 단체로 가스총을 구입,휴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날치기들은 은행안에까지 들어와 돈을 털어간다. 주부 김모씨(43)는 지난해 8월29일 낮12시께 서울신탁은행 역촌동지점에서 현금 4백40만원을 꺼내놓고 입금의뢰서를 쓰다가 돈뭉치를 몽땅털렸다. 범인 1명이 은행에 들어와 돈뭉치를 낚아챈뒤 밖에서 시동을 건채 대기중인 공범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것이다.
당시 은행안에는 10여명의 고객이 있었으나 김씨를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자신이 당하지 않은 것만을 다행으로 생각하는 눈치였다.
은행앞에 서있는 것부터가 위험한 경우도 있다. 전 서울대총학생회장 김민석군(28)의 어머니 김춘옥씨(57)는 구랍5일 제일은행 종로5가지점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딸의 혼수비용 3백만원을 날치기당했다. 20대청년이 다가와 『아줌마 뭐 떨어졌어요』하고 알려주어 고개를 숙이는 순간 이 청년이 손가방을 빼앗아 갔다.
은행앞 날치기는 서울보다는 지방중소도시에서 더욱 심하다. 지난해 8월25일 상오10시25분께 경기 성남시 신흥1동 4거리에서 동료남자직원이 운전하는 베스타승용차를 타고가던 미혜통상 경리사원 이근미양(19)이 오토바이를 탄 2명에게 현금 등 1천8백50만원이 든 가방을 날치기당했다.
이양에 의하면 조흥은행 성남지점에서 사원월급용으로 돈을 인출,차를 타고 돌아가던중 4거리에서 신호대기에 걸려 멈춘 순간 오토바이를 탄 범인들이 열린 창문으로 손을넣어 무릎위의 가방을 채갔다.
또 지난해 3월15일 하오4시20분께 경기 부천시 남구 송내동 상정공단의 해인섬유 앞길에서는 은행에서 사원월급을 찾아오던 이 회사 경리사원 방병주양(26)이 택시에서 내리다가 승용차로 뒤따라온 20대청년 4명에게 1천만원을 빼앗겼다.
방양은 회사에서 1㎞ 떨어진 제일은행 부천지점에서 현금 3천만원을 인출,봉투 3개에 나누어넣고 돌아오다 봉투 1개를 날치기당했다.
범인들은 방양의 비명을 듣고 공단경비원이 달려오자 일제히 생선회칼을 꺼내 휘두르며 달아나 버렸다.
서울시경 특수수사기동대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은행앞 날치기를 예방하기 위해 6개중대 8백여명을 투입,서울시내에서 무적오토바이를 1천5백65대를 적발했다.
특수기동대장 정낙진경장(51)은 『무적 오토바이가 날치기에 주로 이용된다』며 『서울에서 집중단속이 실시되자 날치기들이 수원 안양 성남 등 수도권지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이 지역의 날치기증가를 우려했다.<신운석기자>신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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