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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버스타기(장명수칼럼: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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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버스타기(장명수칼럼:1306)

입력
199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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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저녁6시쯤 반포에서 택시합승을 하고 시내로 들어오는데,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두시간 가까이 걸린적이 있다. 마침내 미칠지경이 되자 택시안에 타고있던 사람들은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이시간에 시내로 들어가는 차가 왜 밀리지? 시도 때도 없이 온 서울이 지옥이라니까』

『이런 판국에 서울에서만 하루에 6백대씩 차가 늘어난다니 무슨수를 써야하지 않습니까』

『차가 더 늘어나 포화상태가 되어 시민들 스스로 차갖기를 포기할때까지 가는 수밖에 없지요. 제돈 내고 차사려는 사람들을 무슨수로 말립니까. 세금정도 올린다고 차가 줄어들겠습니까』

차가 3호터널에서 30분이나 밀려있는 동안 뒷자리에 타고있던 젊은 남자는 마침내 문을 박차고 내리면서 4당총재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교통난 하나 해결을 못하면서 싸우기나하니 다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바로 조금전 『시민들이 차갖기를 포기할때까지 기다리는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던 사림인데,『교통난 하나도 해결을 못한다』며 4당총재들을 동네북처럼 두드리는 걸 보고 차안에 남은 사람들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의 교통지옥은 사실 너무 심각하여 모두가 절망적으로 시달리고있을 뿐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계속 하루에 6백대꼴로 자동차가 증가하고 있고,차를 사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무한정 늘어나는 상황이므로 서울의 교통체증은 매일매일 더 악화될 것이 틀림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의 증가를 둔화시킬 수 있는 확실한 대책중의 하나는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보행자ㆍ버스ㆍ지하철 우선의 교통정책을 펴나가는 것이다. 차를 가진 사람들은 교통지옥이라고 하면 교통체증을 떠올리겠지만,그보다 더 심각한 지옥은 승객을 못이겨 문짝이 떨어져 나가는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속에 있다. 택시를 못잡아 이리뛰고 저리뛰는 사람들,바로 길건너편을 가기위해 한없이 길을 돌며 지하도를 오르내려야 하는 사람들의 고달픔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정한 교통대책을 세울 수 없다.

차가 꽉 밀려있는 거리에서 자가용이나 택시를 탄 사람들이 짜증을 내는 동안 만원버스에서 2중의 고통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 대중교통수단이 이처럼 고달프기 때문에 누구나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차를 사려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버스타기와 지하철타기가 지겹지않고,자기차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해질때까지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서울시민들의 스트레스를 줄여 서로 웃는 도시를 만들고,교통난을 해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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