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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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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변화하는가/미ㆍ북한 전문가 망라 카네기재단 세미나:1

입력
199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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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한 대화/“작은 것부터” “큰 것부터” 시각차/정치­군사 동시 다뤄야 불신해소북한은 김일성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자유왕래와 분단장벽제거 제의와 관련,지난 5일 북경에서 가진 미국과의 6차 접촉에서 미국측에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외교접촉창구의 개설,학자ㆍ종교인의 비정치적 교류허용등 제한된 문호개방을 해놓고 북한의 입장을 타진해오고 있다. 지난 88년 첫접촉이후 이번까지 6차에 걸쳐 이루어진 북경의 미ㆍ북한 외교관 접촉과 양측간의 학자교류는 이같은 북한 끌어내기 작업에 따른 것이다. 미ㆍ북한 간의 접촉을 통해 개진된 동유럽 격변후의 북한측 생각은 무엇인가. 북한은 변화하고 있는가. 워싱턴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은 최근 민간차원에서 미ㆍ소 간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타협점 탐색을 위해 김종수(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김영수(김일성대 경제학),김혁철(국제관계대 외교학),유길영(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북한학자 4명을 초청,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과 세미나 「북한과의 대화」를 주최했다. 미국측에서는 리처드ㆍ앨런 전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랠프ㆍ클러프 존스 홉킨스대 교수,브루스ㆍ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윌리엄ㆍ글라이스틴 전주한미대사,앨런ㆍ롬버그 외교협의회 아시아연구부장,리처드ㆍ케슬러 상원외교위 동아태소위 수석전문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세미나에는 해리ㆍ던롭 국무부 한국과장(현재퇴역),마크ㆍ피츠패트릭 국무부 북한담당관,데이비드ㆍ그리스 CIA국가정보협의회 부위원장 등 미측정부관계자들도 옵서버로 참석했다. 이 세미나의 미국측 위원장은 한국일보 객원기고가인 셀리그ㆍ해리슨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연구원,북한측 위원장은 김종수 북한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이며 세미나는 비공개로 진행됐었다. 다음은 해리슨 위원장이 정리하여 펴낸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관한 세미나의 보고서를 발췌ㆍ요약한 것이다.【편집자주】

이번 워싱턴 심포지엄은 미ㆍ북한간에 외교교착상태가 계속되고있는 배경에는 양측간의 인식과 태도에 기본적인 대립이 있음을 부각시켰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미국의 군축논의기피가 미국의 장기적인 의도에 대한 의심을 짙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군대를 철수할 의사가 있는가. 미국방부는 주한미군을 대소동아전략의 필수요소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한국측은 상호 병력감축과 군사적 대결종결의 의사가 있는가. 아니면 미국의 고무아래 군사적 우위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미국측 참석자들의 대다수는 또한 그들대로 북한이 남ㆍ북한 통일문제에서 「작은것부터 시작하는것」을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 의심을 표명했다.

북한측이 조그만 신뢰구축조처를 수용하고 건설적인 남ㆍ북대화에 참여,평화의 의지를 보이기도 전에 미국과 한국이 어떻게 한반도의 군축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것인가.

심포지엄의 토론은 한국전쟁이 남긴 불신의 악순환은 군사적 이슈와 정치적 이슈가 함께 다루어지지 않고서는 단절되지 않을 것같다는 것을 시사해줬다.

재통일에는 「신뢰구축」의 필요성이 1차적인 문제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재통일 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결의를 의심,미국이 제안하고 있는 것과 같은 「한국입장의 지지」 「작은것부터 시작」의 방식은 한반도 분단을 영구화하는 것을 도와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평양도 「작은것부터 시작」할 용의는 있으나 군축과 외국군 철수문제를 주의제로 하는 보다 크고 합의된 협상의제의 테두리안에서만 그런 용의를 갖고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들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을 영구히 종식시킬 포괄적이고 의미있는 군축조처들을 협상할 용의를 갖자면 우선 「하나의 코리아」에 대한 진지한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측 참석자들은 주한미군의 철군과 상호 감군이 시작되는 경우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주한미군의 철수 시간표도 북한측이 88년 제안에서 제의했던 3년보다 훨씬 더 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이 두제안에 대해 앞으로 미ㆍ북한의 회담에서 상세히 논의할 가치가 있는 합리적인 요구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큰 논쟁은 평화통일 추구의 균등한 기본규칙이 뭣인가에 관한 것이다.

북한측 참석자들은 남한의 정부와 반정부세력을 구분,서울과 평양의 접촉은 남한 인구전체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정부 및 비정부 차원의 2원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고집했다. 이들은 남ㆍ북한간의 모든 접촉을 통제하려는 노태우 정부의 노력이 통일에 대한 노정부의 진의를 계속 의심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측 참석자 대다수는 전체주의사회이고 모든 교류를 완전 통제하고 있는 평양은 한국의 반정부 인사들을 한국정부의 승인없이 북한을 방문토록 초청,2중 기준을 강요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익환 목사의 89년 3월 비밀방북은 이러한 2중 기준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문목사 사건과 그와 유사한 다른 사건들은 북한이 연방제에 관한 협상과 연방제안 그 자체를 한국을 정치적으로 파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국측의 재통일 공약이 의심스럽다고 말하지만 평양의 이같은 연방제안 추진전술은 그 방안의 진실성을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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