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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도시는 모두 범죄권(강ㆍ절도… 속수무책인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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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도시는 모두 범죄권(강ㆍ절도… 속수무책인가:6)

입력
199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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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수원 성남)절도(안상 의왕)등 지역특성화/출퇴근 전철 치기배 천국(부천)/아동 이용 전문털이 유행(안산)경기 수원시 인계ㆍ지만지구의 동수원식당가(속칭 먹자골목) 상인들은 『강ㆍ절도범들에게 바치려고 돈을 버는게 아닌가』하는 피해의식과 불안에 젖어있다. 재작년부터 식당가가 형성된 이곳에서는 지난연말 한달동안 30여개 업소중 10여군데가 차량을 이용한 싹쓸이 떼도둑에 피해를 당했다. 인근에 산업도로가 있어 도주하기가 쉬워 어느새 신흥우범지대가 돼버린 것이다.

이곳 A식당주인 서모씨(30)는 『지난해에만 3차례 피해를 당했으나 맞닥뜨리면 강도로 돌변할까 두려워 가게에서 자지못하고 대책없이 퇴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매탄동 일대에서도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 강ㆍ절도범을 피해 집을 놓아둔채 따로 방을얻어 잠만자고 나오는 경우까지 있다. 매탄 2지구 3,5블록의 반경 50m이내 상가 가정집에서는 지난해 11월초 열흘동안 강도사건이 무려 20건이나 발생했다.

주민 이모씨(36ㆍ여)는 『가게 창문에 창살을 달고 철제셔터까지 바꿨으나 인근집들이 계속 당해 얼마전 시내쪽에 방을 얻어 그곳에서 자고나온다』고 말했다.

또 성남시 중앙동 일대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5개월사이에 새벽귀가길 행인 3명이 잇달아 온몸을 난자당해 피살된 사건이 발생,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한달에 살인 5건,1주일에 강도 10건,하루에 강간ㆍ추행 2건,절도 20건. 경기지역에서 발생하는 평균 범죄건수이다. 강간 추행 절도 등의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지않은 것까지 계산하면 실제 발생건수는 5∼10배는 될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엄청난 양의 범죄가 수원 안양 안산 성남 부천 광명 의정부 의왕시 등 시지역에 거의 국한돼 집중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은 범죄권이 돼버렸다.

또 안산 의왕 군포는 상습절도,수원 성남 의정부는 살인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부천하면 치기배하는 식으로 지역별 범죄의 특성화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1천여가구가 사는 안산시 군자지구 주공아파트단지의 경우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강ㆍ절도사건이 난다. 『문단속을 철저히 합시다』라는 당부가 관리사무소 안내방송에서 빠지는 날이 없다.

주민 김모씨(23ㆍ여)도 『사람이 다치거나하는 경우외에는 신고를 하지않고 오히려 쉬쉬한다』며 『한달에 한번꼴이라는 숫자도 어쩌다 단지안에 소문이 도는 빈도일뿐 실제로는 3∼4집 건너 피해자가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에서는 지난해의 대대적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이후 대형 강ㆍ폭력사건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랍22일 검거된 중학생 등 13∼15세 소년 8명의 절도단 「악령파」는 원곡동일대 아파트 연립주택을 대상으로 한달동안 7차례 빈집털이를 했고 지난해 9월에 붙잡힌 15∼17세의 10대 8명으로된 조직 「아파트」는 5개월동안 무려 80여회의 도둑질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초지동 아파트주민 박모씨(52)는 『절도조직이 형사처벌을 받지않는 14세미만 소년들을 이용,전문적으로 도둑질을 시킨다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를 내지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이곳 아파트에서 밤10시께 주민 이모씨(30ㆍ여ㆍ화장품상)가 현관 입구에서 10대로 보이는 강도 2명에게 금품을 털리고 폭행을 당하기 직전 구조됐으나 『후환이 두려우니 제발 신고는 말아달라』고 간청,주민들이 그냥둔 사례도 있다.

부천에서는 지난해 8월21일 농협 원미동지점 현금수송차량이 6천7백만원을 털린사건을 제외하고도 은행앞 등 거의 시내전역에서 매일 1∼2건씩 날치기,들치기,퍽치기,아리랑치기 등이 발생하고 있다.

조흥은행 춘의동지점의 경우 88년 한햇동안 모두 13명의 고객이 은행앞에서 현금,수표 3천여만원을 털렸었다.

하루 이용객 25만명이 넘는 경인선 부평ㆍ부천ㆍ역곡 역구내와 경수선 구로∼안양구간 등 출퇴근시간에 만원을 이루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 소매치기 등의 피해는 지난해 신고된 건수만 2백50여건이나 실제로는 10배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의 범죄는 급격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유흥가가 이상비대해 지면서 연평균 인구증가율의 4∼5배까지 급증하고 있으나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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