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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통일안/정광철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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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통일안/정광철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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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남북 관계개선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통일원등 정부관련부처는 남북교류를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듯이 보인다. 덩달아 국민들은 곧 다가올 남북화해의 시대를 기대하느라 설레는 가슴으로 새해를 맞았다.20세기의 마지막 10년이 시작되는 시점에 우리민족 최대의 아픔인 분단문제가 치유의 방향으로 논의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말 북한의 모범적 사회주의 동맹국이던 루마니아와 동독이 내부개혁을 겪는등 국제정세까지 한반도에 훈풍을 불어넣어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남북이 화해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이며 운명적이기까지 하다는 다소 성급한 추측이 나올만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기대만큼 북한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다는 조짐은 없다. 오히려 동구의 개혁바람을 견디기 위해 몸을 움츠리는 움직임만이 김일성 신년사등에서 감지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내에서 흘러나오는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갖가지 방안들은 여전히 장미빛이다. 남북관계는 어느 한쪽만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는 상호작용의 관계라는 당연한 사실을 정부가 잊은 듯도 하고,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가 주는 기대감에 잠시 경솔해진 듯도 하다.

사실 분단 45년간 묘안이 없어서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70년 8ㆍ15선언을 계기로 우리측이 내놓은 제안만 해도 상호불가침협정 체결,자유총선거 실시,최고당국자 상호방문,경의선 철도연결,컬러텔레비전 수출 등 이루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물론 북측도 그에 상응하는 갖가지 방안을 내놓았으며 이들 제안은 이솝우화처럼 여우와 두루미의 초대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90년대의 통일환경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개선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환경의 개선이 곧바로 남북화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틀림없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 새로 입안되는 각종 아이디어에 통일을 향한 전향적 의지와 진지함이 담겨있는 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바로 이 까닭이다. 90년대 첫해에 정부와 국민이 짜내야할 통일묘안은 다름아닌 북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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