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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개방 역류하려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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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개방 역류하려나(사설)

입력
1990.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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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의 그늘밑에 있는 중국이 고르바초프의 그늘밑에 있는 동유럽식 개혁ㆍ개방 노선과의 대결체제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며칠동안 북경에서 흘러나온 서방측 보도에 의하면 루마니아사태가 중국공산당에 준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 북경의 대학가와 상해에서 민주화요구 시위의 움직임이 보이자 보안군에 발포권을 주고,국내의 반체제운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한다. 전국의 당원을 재심사ㆍ재등록케 하고 있어서 그 대상이 자그마치 4천8백여만명에 이른다는 보도다.

이와 함께 중국은 고르바초프의 개혁ㆍ개방정책이 사회주의 노선의 포기를 뜻한다는 입장에서 이념논쟁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표면화하고 있다. 국가부주석 왕진이 구랍29일 당중앙위 정치국원과 원로연석회의에서 고르바초프노선을 가리켜 『수정주의』라고 비난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등소평이 고르바초프노선을 『마르크스ㆍ레닌주의를 벗어났다』고 비난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등소평의 실용주의 개혁과 고르바초프의 개혁ㆍ개방정책은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됐었다. 지난해 5월 고르바초프는 북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개혁이 소련보다 앞섰다고 추켜세웠을 정도였다.

그러나 작년 6월 천안문 유혈비극 이후 동유럽과 중국사이의 골짜기는 이제 쉽사리 메울수 없을 만큼 깊어진 것이 확실하다. 동유럽의 개혁과 달리 중국은 공산당 1당지배에 대한 도전을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자세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천안문사태 이후 중국이 좌경으로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그것이 바로 70년대 모택동주의로의 복귀를 뜻한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원래 등소평의 실용주의 개혁은 당내 좌우의 균형위에서 온 것이었다.

당내 우파가 균형을 깰만큼 앞질러 갈때마다 등소평은 그가 내세웠던 지도부를 끌어내렸었다. 호요방이 그래서 실각했고,천안문사태로 조자양이 실각했다. 그렇다고 중국이 모택동시대의 교조주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이 한편으로는 천안문사태때 구속된 학생들을 석방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국내사정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중국은 이미 개방바람을 쐰 위치에서 뒷걸음 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은 우선 4백20억달러나 되는 빚(89년 현재)을 지고 있다. 올해에 갚아야될 빚은 본빚과 이자를 합쳐서 7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서방측과의 정치적 협력이 불가피한 입장에 있다.

중국은 사태를 공산당이 안전하게 장악하고,그런 바탕위에서 경제건설 추진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동유럽에서 밀려오는 민주화바람을 중국지도부의 이런 의도대로 과연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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