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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 유흥가 “제2의 통금”/심야영업 단속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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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 유흥가 “제2의 통금”/심야영업 단속 첫날

입력
1990.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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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단속반 천여명 투입/“영업권 제한”불만속 일찍 폐점/천호ㆍ방배ㆍ서초거리 한산/손님들도 서둘러 귀가… 택시잡기 혼잡 일기도서울지역의 유흥업소 심야영업 단속첫날인 8일밤 영동일대 등 주요 유흥가의 대부분 업소들이 규정대로 밤12시에 문을닫아 「제2의 통금」을 실감케했다. 업주들은 이 조치가 「공권력에 의한 영업권제한」이라는 불만을 안은채 일단 단속을 피해 문을 닫아 단속반원들과의 충돌은 거의 없었다.

단속이 시작된 9일 자정이후 유흥가에서는 한꺼번에 나온 손님들이 택시를 잡느라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는 본청직원 40명과 구청직원 등 1천명을 투입,단속시범지역 8곳 등 시내전역 유흥업소에 대해 경찰과 함께 단속을 실시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사전에 「영업시간준수」 각서를 받았다.

서초동 제일생명뒤편 유흥가는 밤12시가 되자 일제히 네온사인 간판을 끄고 가게문을 닫아 영업시간 제한이 없는 약국ㆍ여관 등의 불빛만 보였다.

손님들은 12시가 되기전에 나갔으며 즐비하던 자가용 행렬도 대부분 빠져나갔다.

서초구청은 제일생명 뒷길과 방배동일대에 10명씩 편성된 단속반원 4개조와 계도요원 2백10명 등을 보내 경찰과 합동으로 단속을 했으나 대부분의 업소가 문을 닫아 실적은 없었다.

4백50여개 카페ㆍ음식점 등이 밀집된 방배동 카페골목도 밤12시가 넘어서면서 거의 모든 업소가 문을 닫았으나 몇몇 업소는 외부간판의 불만 끈채 문을 걸어잠그고 영업을 계속했다. 또 손님들이 자정이 넘어서도 나가지않아 종업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2백여 유흥업소가 밀집된 강동구 천호2동 구4거리부근은 대로변의 업소 90%가량이 일찍 문을 닫았으나 이면도로쪽 업소는 상당수가 영업을 계속했다.

이태원일대는 외국인 전용관광업소가 몰려있는 해밀튼호텔 부근지역만 네온사인이 반짝일뿐 대부분의 업소가 자정께부터 영업을 마쳤다.

그러나 경찰이 계몽차원의 가벼운 단속을 하자 1백여개 업소중 20여개 업소는 자정전에 입장한 손님들을 대상으로 0시40분께까지 영업을 계속하기도 했다.

청량리일대에서 주로 적발된 것은 하오9시까지만 영업하도록 제한된 이ㆍ미용업소와 만화가게로 역전파출소의 경우 20여곳이 적발됐는데 경찰내부에서도 단속지침이 통일돼 있지않아 형사처벌여부를 구청에 문의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단속에 대해 업주들은 『당국의 의도와 달리 밤거리가 깜깜해지면 오히려 범죄가 더 발생할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일부 업주들은 『종업원들을 감원할수도 없어 최대한 단속의 눈길을 피해 영업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평구 신사동에서 레스토랑을 하는 최모씨(34)는 하오8시께 파출소에서 열린 업주회의에 소집돼 「자정이후 영업을 금지하는 정부시책에 따르고 이를 위반하면 어떤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각서에 지장을 찍고 나왔다며 『위반한것도 없는데 각서가 말이되느냐』고 흥분했다.

영등포일대의 B술집에서 상오1시께까지 주인의 양해를 얻어 술을 마시던 김권숙씨(38ㆍ사원)는 대다수 시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단속하는 것은 영업권침해이며 국민의식수준을 얕보는 행위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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