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무력침공 이은 “정해진 수순” 분석/「세력외교」로 패권 다지기 위한 부시독트린미국이 마약반출 단속을 위해 항공모함과 순양함등을 콜롬비아 근해에 배치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마약퇴치를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파나마 무력침공에 이은 정해진 수순으로 볼수있다.
미국은 특히 남미를 비롯한 세계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마약밀매 혐의자」인 노리에가 장군의 체포를 위해 파나마를 무력침공,노리에가를 미국법정에 세움으로써 1차적인 목표를 달성했다. 이 성공을 토대로 미국으로의 마약밀반입 루트를 근본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28일 부시 대통령이 중남미로부터의 마약밀반입을 막기위한 대책을 세울것을 군당국에 지시했다고 밝혔으며 당시 말린ㆍ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마약밀반입 루트 차단에 협조하는 중남미 국가를 돕기위해 모종의 행동을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었다.
그러나 「마약퇴치」라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명분을 내걸고 강경으로 치닫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파나마 사태와 마찬가지로 세계질서 개편과정에서 미국이 이니셔티브를 잡기위한 조치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동구의 탈스탈린주의와 독일통일 움직임,미국의 경제대국으로서의 절대우위 퇴조와 EC통합 및 일본의 계속적인 부상등으로 인한 90년대의 국제정치ㆍ경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우선 미국의 뒷마당격인 중남미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이 파나마 침공에 대한 세계의 비난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콜롬비아 해역에서 무력시위에 나선 이유는 현 시점이 중남미 국가들을 미국의 통제아래로 묶어둘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파나마 침공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미국의 힘에 대한 재인식과 두려움을 갖고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마약퇴치」 및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군사개입도 서슴지 않겠다는 「부시 독트린」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의도하고 있다고 할수있다. 이를 통해 오는 2월15일 미국을 비롯,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등이 참석해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나서 가질 예정인 「마약정상회담」을 미국의 의도대로 쉽게 풀어나가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 반기를 들고있는 쿠바와 니카라과등에 대해 강한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5일 파나마 침공으로 악화된 대중남미 관계는 회복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퀘일 부통령을 이달 하순 남미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콜롬비아는 미국과의 합동마약단속 작전을 거부했다.
콜롬비아의 비르힐리오ㆍ바르코 대통령은 지난 7일 『카리브 해상에서 어떠한 미국과의 합동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콜롬비아의 언론들은 미국의 파나마 침공을 직시하며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고 나섰다. 콜롬비아의 엘 에스펙타도르지는 7일자 사설에서 『콜롬비아는 군사개입이나 해상봉쇄를 결코 받아들일수 없다』고 밝히고 『모든 콜롬비아인들은 국가주권을 수호해야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신문은 이어 『미국의 군대파견은 제국주의 정책의 새로운 증거』라고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에대해 콜롬비아 언론이 상황을 확대해석,「해상봉쇄」와 같은 전투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모든것은 잘 풀릴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등 미국관리들은 『미국은 콜롬비아뿐 아니라 다른 남미국가들과 합의해서 행동할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콜롬비아 사태는 파나마의 경우처럼 미군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마약밀반입을 감시할 지상 레이다 기지를 콜롬비아와 볼리비아,페루의 산악지방에 세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국은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위함으로써 실제 무력행사를 피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효과를 얻으려는 치밀한 계산을 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중남미 지역에서의 「패권」을 확고히 다져두려는 부시 행정부의 「세력외교」의 표현이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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