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에 지원집중… 아프리카 더욱 궁지세계경제의 「시한폭탄」인 제3세계 외채문제는 90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은행(IBRD)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제3세계및 동구의 외채는 내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89년은 외채문제에 있어 일대 전환점을 이룬 해였다. 제3세계의 과중한 외채가 채무국의 정치ㆍ경제적 혼란의 요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세계경제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 놓을수도 있다는 인식을 선진채권국들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브래디 미재무장관은 외채삭감및 채권단은행의 추가지원등을 골자로 하는 「브래디안」을 발표,선진국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안은 중남미를 중심으로한 39개 채무국들의 외채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현재까지 멕시코와 필리핀 코스타리카등 3개국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획기적인 브래디안은 동구개혁이 본격화되기 전에 구상된 것이어서 실효가 의문시되고 있다. 동구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서구는 경제적 원조를 약속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제3세계에 지원할 재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의 스탠리ㆍ피셔부총재는 최근 세계은행은 앞으로 동구에 대한 신규융자계획과는 관계없이 이미 계획된 제3세계에 대한 원조는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몇몇 서구국가들은 아프리카국가들에 대한 지원금을 동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제3세계 원조삭감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헝가리 폴란드및 유고는 이미 세계은행에 가입했으며 체코는 가입의사를 밝혔다. 또 소련도 회원국이 될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채무국들은 매년 신규로 들여오는 차관보다 외채원리금상환액이 훨씬 많아져 자본유출현상이 일고 있는데 이때문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채무국의 자본유출규모는 전체적으로 작년에 5백20억달러에 달했으며 올해에는 5백16억달러정도가 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본유출현상은 지난 83년부터 시작된것으로,이때문에 채무국들은 학교나 도로 농장및 기타 공공기반시설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등 선진국의 입장도 난처하다. 세계주요 채무국들은 선진국상품의 주요수요자이기 때문에 채무국의 경제파탄은 곧바로 선진국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과중한 외채에 시달리고 있는 개도국들을 못본체할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민주화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동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주저할 수도 없다.
한편 세계은행은 작년말 세계1백11개 개도국들의 외채총액은 1조1천6백50억달러에 달해 88년말에 비해 1백억달러,외채위기가 표면화된 82년에 비해서는 7천5백30억달러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것이 금년말에는 1조1천8백90억달러로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은행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소련등 10개국의 외채 8백80억달러등을 합치면 총 1조3천5백30억달러정도가 될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외채규모는 동구에 대한 서방측의 지원이 본격화되는 올해부터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전망하고 있어 외채문제는 한층 심각해 질것이 분명하다.<이상호기자>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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