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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위 재발할까 전전긍긍/루마니아사태 충격 대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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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위 재발할까 전전긍긍/루마니아사태 충격 대책 비상

입력
199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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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령ㆍ석방… 강온 양면전술 수립/5ㆍ4등 「뇌관」많아 올봄 예측 불허중국정부는 지난4일 작년 천안문시위주동자로 검거했던 북경항천대생 3명을 석방했다.

5일 AP통신은 이들학생외에 작년 투옥됐던 지식인들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지난 며칠사이 속속 석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그런가하면 북경의 공안요원들에게는 새로운 가두시위의 경우,조기진압,해산을 위해 발포명령이 내려져있는 것으로도 이 통신은 전하고 있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이런보도들이 모두 정확하다면 그것은 루마니아사태의 충격과 위기에 대처하는 중국지도부의 생각과 움직임의 일단을 반영해 주는것일수 있다.

중국의 학생ㆍ지식인들은 루마니아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몰락을 인민대중의 봉기,혁명에 의한 것으로 보고 큰 자극을 받고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등소평을 정점으로 한 중국최고지도층은 차우셰스쿠정권이 결코 인민대중의 반정부시위만으로 쉽사리 붕괴된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굳히고 있는듯하다.

이와 관련,영국의 유력지 더타임스지는 지난3일자 1면머리의 부쿠레슈티 특파원 발신기사를 통해 소련개입설을 보도,관심을 끌고 있다. 차유셰스쿠정권이 붕괴하기 6개월전부터 소련KGB가 개입,루마니아에는 지하조직으로 구국전선평의회가 이미 결성됐고,차우셰스쿠를 지지,끝까지 저항하던 보안군과의 전투때는 무기까지 소련측이 공급했다는 유력한 소식통의 주장이 그것이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국내개혁개방의 계속추진과 이를위한 자신의 권력강화를 위해 동유럽에서 끝까지 개혁에 반대해오던 차우셰스쿠를 제거하기로 했고 대중시위로 그기회를 잡았을뿐이라는 이야기다.

중국은 차우셰스쿠가 몰락하기 직전인 지난11월말∼12월초에 걸쳐 정치국상무위원 교석이 이끄는 대표단을 루마니아에 보내 동유럽 각국의 사회주의 일탈사태를 비난하며 루마니아 공산당과 당대당의 유대를 확인하기까지 했었다.

중국지도부가 최근 새삼스레 고르바초프의 오도된 개혁노선을 비판,중ㆍ소관계가 다시 냉각되는듯한 조짐이 보이는것도 무엇인가 루마니아에서의 소련의 역할과 관련된 감을 잡았기 때문으로 해석되고도 있다.

중국지도부는 지난연말 루마니아사태가 고조되면서,그때까지 동유럽각국의 개혁과 변화를 방관하던 태도를 바꿔 은밀하면서도 재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25일사이 모두 7차례에 걸쳐 정치국상무위원회 정치국전체회의 중앙고문위와 각성ㆍ직할시ㆍ자치구 책임자까지 참가한 정치국 확대회의를 잇달아 열어 동유럽,특히 루마니아사태에 대처하는 당의 공식입장과 대응책을 마련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5일 정치국 상무위원 송평은 중앙당 건리론연구반 폐막회의 연설을 통해 개혁ㆍ개방의 계속추진을 강조하면서 국제적대세력의 개혁과 화평을 앞세운 정부전복활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은 『어떤 모습의 당을 건설해야 하는가는 당건설의 근본문제』라고 전제,『마르크스주의가 당건설의 기본원리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각종 왜곡ㆍ부정,오도된 관점과 투쟁할것』이라고 역설했다.

국내적으로는 조자양류의 「자유화」 경향을,국외로는 소련과 동유럽공산당의 사회주의 일탈경향을 공격한 송의 이날 연설은 동유럽사태와 관련한 당의 공식입장을 밝힌 것으로 관심을 끈다.

이로 미루어 중국공산당의 기본입장은 동유럽의 거대한 변화를 보면서도 여전히 국내에서 시위가 재발할 경우,무력진압을 불사하겠다는 것이 분명하다.

주요대학마다 지하사찰조직을 강화하고 집단행동의 조짐만 보여도 5분내에 즉각 강택민총서기의 집무실로 즉보체제를 갖추는등 정보와 예방,응변,사후처리방법과 체계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대비책을 이미 강구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경에서는 새해들어서도 지난 3,4일 7개대학 학생들이 루마니아혁명을 지지하는 시위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작년과는 달리 아무런 구호나 플래카드도 준비없이 겨우 수십명씩,자전거 침묵시위에 나서는등 소규모의 소극적시위에 그치고 있다.

최근 외부에 유출된 당중앙조직부의 한 문서는 6ㆍ4유혈사태이후 당내숙청심사결과처리 방향과 함께 당내숙청이 이제 「조직처리단계」로 이행된다고 밝혀 6ㆍ4사건관련 당내숙청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작년시위에 직접 참여한 당원중 처급이상 간부에 대해서만 엄중징계를 규정하고 나머지는 당원 재등록의 유보,재교육등으로 분류하고 있어 반년이상 계속된 자아비판,상호고발,검거등 문혁때와 방불한 공포분위기에도 실제형사기소등 가혹한 처벌은 별로 많지않을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정치캠페인이 항상 그래왔듯이 「대명」끝에 일벌백계(살일경백)로 끝내려는 속셈이다.

한편으로는 작년 시위주동학생들을 풀어주면서도 또한편으로는 가두시위는 즉시 발포해서라도 진압하겠다는,얼핏보기에 종잡기 어려운 조치들은 공산당특유의 전술전략인 셈이다.

송평은 5일 연설에서 개혁ㆍ개방의 계속추진과 함께 인민대중의 뜻을 경청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유화 제스처나 무마책인것도 같지만 이말은 철저한 탄압,유화의 양면책으로도 올봄 끝내 대규모소요가 일어나는 경우 당ㆍ정지도부와 정치체제를 개혁,수습해 나갈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민의의 이름을 빌려,불만의 표적이 되는 최고지도부의 몇몇을 제거함으로써 공산당 내부에서 위기를 자체 수습할수있는 길을 대비한다는 계산이다.

76년 1월 암으로 죽은 주은래의 기일이 8일이고 지난해의 호요방사망일,5ㆍ4운동기념일 그리고 6ㆍ4천안문사건 1주년에 이르기까지 올봄 중국은 루마니아사태이후의 긴장감속에서 새로운 시위촉발의 계기가 될수 있는 너무도 많은 기념일들을 앞에 두고 있다.<홍콩=유주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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