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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열기 다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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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열기 다시 활기

입력
199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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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들,정부방침ㆍ김일성 신년사ㆍ동구개혁에 고무/대북한 교역 5배 늘려잡고 전담부서들 부활/대동구 지사 설치붐… 가구ㆍTV 공작합작 활발한동안 주춤했던 북방열기가 새해들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 한햇동안 앞다투어 북방시장개척에 나섰던 기업들은 김일성의 신년사와 정부의 남북교류확대방침 등으로 미뤄 올해 남북간의 경제협력관계가 예상외로 급진전될 것으로 점치고 있으며,민주화 개방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동구권도 보다 구체적인 경제협력파트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상당한 의욕을 갖고 북방시대의 빗장을 열었던 기업들은 북한측의 소극적인 태도와 동구권의 폐쇄성 및 구매력부족으로 이렇다할 실효를 거두진 못했으나 올해는 사정이 크게 변화,대 북방경제관계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선 남북관계만 보더라도 동구권의 민주화열풍이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같은 조짐은 김일성의 신년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부 역시 이때까지의 남북관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획기적인 대북 정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산독재정권이 속속 몰락,민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동구권과의 경제협력은 서방국가들의 경제원조가 구체화되면서 경제개발붐이 일 것이 확실해 우리 기업들엔 경제협력기반을 넓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혼름에 고무된 기업들은 대북한 및 대동구권국가와의 교역확대등 경제협력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하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남북교역이 당초의 기대에 못미처 대 북한 교역전담부서를 폐지하거나 타부서에서 담당토록 했던 종합상사들은 전담부서를 다시 부활시켜 교역품목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지난해 남북교역실적은 지난해 11월14일 현재 북한물자반입이 50건에 2천1백28만1천달러,반출이 1건에 6만9천달러에 불과했으나 정부가 1차산품의 반입을 대폭 늘릴 방침이어서 교역규모가 1억달러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북한측이 직접교역을 꺼려 당분간 홍콩ㆍ싱가포르ㆍ일본 등지의 중개상을 거치는 간접교역을 통해 물량을 늘려가되 분위기가 조성되면 직접교역에 이어 기술이나 자원의 제공등 본격적인 경제협력단계로 발전시킨다는 방안을 수립중이다.

특히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올상반기중 소련방문을 마친뒤 4,5월중 북한을 다시 방문,금강산공동개발 등을 구체화 시키겠다고 희망하고 있고 정부도 정 명예회장의 북한방문을 적극 후원한다는 방침이어서 금강산공동개발이 성사될 경우 북한과의 합작사업등 경제협력관계가 의외로 급진전될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남북경제협력관계가 정부의 시책보다 앞서 나갈 수 없다는 한계성때문에 정부의 새로운 대 북한 경제교류확대방침이 나온뒤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구권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북방진출에는 동구권 시장확보는 물론 대 EC(유럽공동체)진출의 교두보 확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고 각종 전시회 참가와 지사망확충을 통해 시장개척에 나서는 한편 합작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교역규모도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려잡고 있다.

소련ㆍ헝가리ㆍ동독ㆍ중국ㆍ베트남에 지사를 개설한 삼성물산은 상반기중에 유고의 자그레브와 폴란드의 바르샤바,체코의 프라하에 지사를 개설할 계획이며 헝가리의 오리온사와 합작으로 컬러TV 생산공장(연산30만대)을 지난연말에 완공,연초부터 생산을 개시,동구권국가에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측은 특히 오는3월 입찰예정인 헝가리의 TDX(전 전자전화교환시스템) 사업에 참여,1백50억달러에 달하는 동구권 전화교환시스템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데 참여에 성공할 경우 전화기합작공장의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모스크바에 호텔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이미 실무진의 현지조사를 끝냈다.

모스크바와 바르샤바등 4개지역에 지사를 개설한 대우는 상반기중 유고ㆍ폴란드ㆍ불가리아에도 지사를 개설하는 한편,호텔ㆍ전자레인지등 헝가리와의 합작사업을 올해안에 마무리 짓고 인베스트레이드라는 합작금융회사도 설립할 계획이다. 이밖에 유고와도 호텔합작건설을 추진중이며 삼각무역형식으로 지난해 르망 3천대를 수출했던 체코와는 구상무역형식으로 교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럭키금성상사도 올해안에 모스크바와 바르샤바에 지사를 개설하고 모스크바ㆍ헝가리ㆍ폴란드에서 단독상품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영국ㆍ서독ㆍ터키에 현지공장을 둔 금성사는 소련과 냉장고 플랜트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선경은 지금까지는 프랑크푸르트지사와 빈지사에서 대 동구교역을 맡았으나 앞으로 모스크바ㆍ부다페스트ㆍ바르샤바ㆍ베트남에 지사를 열고 중국의 북경ㆍ대련ㆍ청도에도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며 쌍용은 바르샤바에,효성물산은 바르샤바 또는 부다페스트에 지사를 개설할 방침이며 폴란드와 합작 직물공장건설을 추진중이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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