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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합의(장명수칼럼: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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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합의(장명수칼럼:1303)

입력
1990.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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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은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했지만,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은것들도 있다. 가장 소중한것은 여와야,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불만스럽더라도 이정도에서 5공청산을 매듭짓자』는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이다.6공출범후 2년이 가깝도록 5공청산문제로 국론이 분열되고 소모적인 신경전을 벌였던것을 뒤돌아볼때 이번 합의는 의미가 크다. 전 전대통령의 증언이후 언론사에서 실시했던 여론조사들과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담화,그리고 4당의 반응은 중요한 기둥들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여론조사결과 증언내용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70∼80%에 이르렀으나 「이정도에서 5공청산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견(52∼54%)이 「계속 규명해야한다」는 의견(41∼46%)보다 높았던것은 더이상 과거에 묶여 있을 시간이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담화와 세야당의 현실 인식도 이와 같으며,우리정치는 이제 장애물없이 앞으로 나아갈수있게 되었다.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오랜 혼란끝에 도달한 이번 합의는 앞으로의 정치발전에 추진력이 될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만족하여 내린 만장 일치의 결정이 아니고,이 길 이외에 다른길이 없다는 고민끝에 내려진 결론이므로 더욱 소중하다. 5공청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계속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41∼46%정도의 국민들도 고민끝에 내려진 이 결론을 존중하면서 모든 진실은 역사앞에서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전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에서 우리가 원했던것은 과연 무엇인가,얼마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것이라고 기대했던가를 스스로 분석해볼때 전직대통령의 국회증언은 그 상징성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감스러운것은 어렵게 국회증언을 받아들인 전 전대통령이 자신과 국민의 화해를 위해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인데 그것은 개인의 불행일뿐 그로인해 상징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이룩한 합당앞에서 정치인들은 근본적으로 겸허해야 하며,이 정도에서 5공청산을 끝내는 것에 반대하는 팽팽한 세력이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5공이란 전직대통령 혼자만의 부채가 아니고 그 시대를 살아온 모든 사람들이 함께 청산해야할 부채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노대통령은 이제야말로 5공에서 벗어나 역량과 통치철학을 발휘할때이다. 3년남짓 남아 있는 임기에서 「인내하는 대통령」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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