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 “과거는 이미 종결… 복지사회 구현 새출발”/평민 향후 정치일정 촉각… 지자제에 당력집중/민주 “5공청산 더 쟁점화 안해”… 귀향활동 시작/공화 노대통령ㆍ김영삼 총재와 전화 새해인사○거시 정치시대 열자”
노태우대통령은 새해 첫 국정업무 시작일인 3일 청와대에서 문화부등 신설 3개부처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청와대 비서실ㆍ경호실 직원들로부터 신년하례를 받은 데 이어 하오에는 3부요인ㆍ민정당ㆍ군간부내외 2백48명이 참석한 신년하례식에 참석.
노대통령은 3부요인 내외의 신년하례식에서 『금년은 정치인에게 가장 큰 권한이 주어진 시대』라면서 『국민에게 걱정ㆍ불안을 끼치는 정치가 아니라 세계 정세와 세기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거시적 정치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
노대통령은 정부관계자들을 지칭하며 『모든 일이 여러분 손에서 이뤄져야 하므로 역사와 국민에게 책임진다는 자세로 일해주기 바란다』면서 경제난국타개ㆍ민생치안ㆍ교통ㆍ환경ㆍ교육ㆍ주택 등 민생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
노대통령은 『경오년 말띠해를 맞아 우리 모두 큰 용기를 갖고 달리는 준마처럼 힘차게 뛰어갈 것을 다함께 다짐하자』고 격려.
노대통령은 이에앞서 열린 청와대 직원들의 신년하례 석상에서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12ㆍ15청와대 대타협으로 지난시대 문제를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값진 일이었다』며 80년대를 되돌아보고 『지난 시대처럼 거리로 뛰쳐나와 자기주장을 하는 일 없이 자기 분야에 혼신을 다하는 국민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피력.
○“노르망디 이미 상륙”
민정당은 비록 전두환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이 소란속에 중단되는등 개운찮은 여운을 남겼지만 이로써 여야 대타협에 따른 5공청산 수순이 완결되었음을 천명. 민정당은 새해부터 5공청산이란 말자체도 거론돼선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때문인지 3일의 새해 첫 당직자회의에선 언급자체를 회피. 이와 함께 재빠른 국면전환을 위해 지자제 준비를 서두르며 야당에 틈을 주지않겠다는 눈치.
남재희대표직무대행은 이날 시무식에서도 『전 전대통령의 증언으로 12ㆍ15합의사항이 이뤄졌으며 대국적인 안목에서 과거문제는 막을 내렸다』고만 가볍게 언급하고 『이제 새해의 가장 큰 일로 목전에 다가온 지자제선거에서의 대승을 위해 매진하자』고 다짐.
이에 앞서 민정당은 지난 1일 상오 중앙당사에서 남대표대행등 당직자와 김재순국회의장,강영훈국무총리,소속의원,사무처요원 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배식을 거행. 이자리에서 남대표대행은 『민정당의 앞날을 두고 회의적인 눈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제,『그러나 이제는 과거청산문제가 막을 내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출발을 하게된 만큼 6ㆍ29정신을 더한층 높이고 복지사회를 구현시켜 지지기반을 넓히자』면서 건배를 제의.
이어 김국회의장은 전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일인 31일을 「노르망디상륙작전의 날」에 비유,『어제 하루는 기나긴 하루로 만2년이 걸린 하루였다』면서 『이제 노르망디에 상륙했으니 새해에는 힘을 내서 일하자』고 분발을 촉구.
강총리는 정부를 대표한 인사말에서 『새해에는 노대통령 영도아래 민정당과 정부가 새나라 건설을 위해 더한층 노력하자』며 당정간의 원활한 협조를 당부.
○김 총재,정국구상 몰두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소속의원ㆍ당직자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단배식에서 『90년대에는 40년이상 지속되어온 흑백논리의 사고방식을 탈피,세계조류인 새로운 국민정치시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신년포부를 피력.
김총재는 이날 전씨증언에 언급,『다시 전씨에 대한 청문회를 할 수도 없는 만큼 차선지책의 청산방법으로 특위차원의 고발을 검토할 수 있다』며 『신춘정국에는 30년만에 부활되는 지자제선거에 당력을 총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정치일정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
김총재는 또 『지자제없이 민주주의하겠다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생선을 잡겠다는 것』이라면서 『민주화ㆍ지방화ㆍ공명선거의 필수요건인 지자제선거 승리에 당력을 총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김총재는 지난 1일 상오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동교동 자택에서 하례객을 맞은 뒤 하오부터 3일 상오까지 시내 W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새해 정국구상에 몰두.
○전씨 고발논의도 소극
시무식을 5일로 잡고있는 민주당은 3일 강인섭부총재 강삼재대변인만 당사에 나왔고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귀향활동과 개인적인 일을 보는 등 한가한 모습.
전두환 전대통령의 국회증언이 중단된 사태와 관련,민주당은 『더 이상의 쟁점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기색을 보이고 있으며 강삼재대변인은 평민당의 고발논의에 대해서도 『더이상…』이라고 말해 5공문제의 종결의사를 암시.
김영삼총재는 지난 1일 상오9시 마포중앙당사에서 단배식을 가졌기 때문에 이날 하오 김총재의 상도동 자택에는 평민ㆍ공화당의 3역등 주로 다른 야당의원들이 신년인사차 내방.
김총재는 2일 마산으로 내려가 부친 김홍조 옹(80)에게 세배 후 거제도에서 성묘하고 3일 하오 귀경.
한편 공화당 3역이 1일 김총재자택을 다녀간 데 반해 민주당측에서는 김종필총재에게 신년인사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자 민주당은 강삼재대변인을 3일 상오 공화당당사로 부랴부랴 방문케해 새해인사를 하기도.
○전씨ㆍ야당 함께 비난
공화당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증언중단으로 5공청산문제가 시원스레 매듭됐다고는 보지 않으면서도 더이상 과거문제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입장.
김종필총재는 1일 단배식,3일 시무식에서 『우여곡절끝에 증언대를 마련했으나 함께 풀어야 할 사람들 모두가 역사관도 상식도 갖지 못한 것 같았다』며 전씨증언과 야당의원들의 대응태도를 함께 비난. 그러면서도 김총재는 『더이상 5공청산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유치한 일』이라며 5공문제를 「미완의 장」으로 남길 것을 제의하면서 『정쟁을 계속해야만 입지가 생긴다는 식의 발상은 더이상 용납치 않겠다』고 강조.
한편 김총재는 1일 국립묘지 참배를 마친 뒤 하오 청구동 자택에서 당직자,친지들의 신년예방을 맞으면서 노대통령과 김영삼 민주당총재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해 눈길.
○전씨,새해인사 사양
국회증언을 마치고 1일 새벽 4시께 백담사로 돌아온 전두환 전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부인 이순자씨,장남 재국씨 부부,동행한 측근 등과 새벽 6시께까지 증언등에 관해 얘기를 나눈 뒤 이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취침.
이날 전씨의 백담사 행에는 장세동 전안기부장,안현태 전경호실장,허문도 전정무수석,이양우변호사,김병훈 전의전수석,민정기비서관 등이 동행했는데 전씨는 차안에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등 시종 불편한 기색이었다고 한 측근이 전언.
이날 백담사에는 여권인사와 불교계인사등 외부인사들이 신년인사차 방문을 희망해왔으나 일체 사절.
한편 장 전안기부장등 동행했던 측근들은 1일 하오에 모두 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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