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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의 마법' UCL 2연패 이끈 지단, 어떻게 성공의 아이콘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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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의 마법' UCL 2연패 이끈 지단, 어떻게 성공의 아이콘이 됐나

입력
2017.06.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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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네딘 지단 감독/사진=UCL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한 시절을 풍미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45ㆍ프랑스)이 명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오른 건 지난해 1월이다. 당시에는 초짜 감독 지단이 거함을 어떻게 이끌지 기대보다 의구심이 더 컸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7개월이다.

현존 최강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ㆍ레알 마드리드)마저 충성하게 만든 지단의 팀 장악력과 맞춤형 구단 운영 등이 1992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개편 이후 사상 첫 2연패의 위업으로 나타났다.

지단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4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CL 유벤투스(이탈리아)와 결승전에서 4-1로 대승했다. 이로써 UCL 최다 우승에 빛나는 레알은 1992년 이후 첫 대회 2연패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을 장식했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와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 컵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유벤투스는 구단 최초로 트레블(3관왕)에 도전했으나 무산됐다. 유벤투스는 UCL 준우승만 7번째다.

UCL 개편 후 종전 7~9회의 경기 수가 최대 13경기로 대폭 늘어나면서 사실상 연속 우승은 꿈꾸기 힘들었다. 25년 만에 UCL 새 역사가 지단의 손에 쓰여진 건 우연이 아니다. 필드에 UCL 득점왕 5연패에 빛난 호날두가 있었다면 벤치에는 지단의 카리스마와 번뜩이는 지략이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교롭게 선수시절 지단은 2001년 여름 7,500만 유로(949억원)의 이적료로 유벤투스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 전력이 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중원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2006년 은퇴를 선언한 뒤 코치 등 야인생활을 거쳐 지난해 1월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 올랐다. 이후 호날두도 머리를 숙일 만큼 뛰어난 팀 장악력과 통솔력으로 UCL 2연패에다 5년만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패권 탈환, 슈퍼컵ㆍ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 등 감독으로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이력서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단 감독은 "현역 시절엔 나만 걱정하면 됐다. 그러나 감독은 팀 전체를 살펴야 한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 책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런 그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었다. 그는 과거처럼 스타들을 규율과 채찍으로 휘어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집착과 복종과 강요를 무너뜨려 권위를 세우는 21세기형 리더십을 보여줬다. 선수단은 지단 밑에 똘똘 뭉쳤다. 유럽 축구 전문가들은 "백만장자가 즐비한 스쿼드를 이끄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그걸 해낼 사람이 지구상에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아마 30줄의 호날두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지단밖에 없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선수단 운영도 눈부셨다. 핵심은 노장들의 로테이션이다. 그는 눈앞의 성적에만 집착해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두터운 선수층의 효과를 120% 끄집어냈다. 그 결과 16강까지 2골에 그쳐 한물갔다는 호날두가 막판에도 꾸준히 골을 넣었다. UCL만 놓고 보면 '8강 5골ㆍ4강 첫 경기 3골ㆍ결승 2골' 등으로 로테이션을 했을 때 압도적인 모습이 나왔을 만큼 더 잘했다.

전술적으로는 기존의 4-3-3에서 벗어나 이른바 '플랜B'를 가동했을 때도 좋았다. 결승전에서 쓴 4-3-1-2 체제가 대표적이다. 지단의 지략 앞에 최강 방패 유벤투스가 이렇게 당황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지막 후반 45분을 컨트롤하지 못한 채 와르르 무너졌다.

레알 구단은 일찌감치 지단 감독에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다. 지단도 경기 후 스페인방송 안테나3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열심히 한 덕분에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 명백히 다음 시즌에도 팀을 맡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길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UCL 2연패는 신호탄이다. "스타플레이어는 감독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스포츠계 통설을 깨고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성공을 맛본 지단의 전성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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