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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등록 : 2018.01.05 18:13
수정 : 2018.01.05 19:45

광물자원공사 ‘청산 2호 공기업’ 되나

MB 자원외교 손실로 부도 위기

등록 : 2018.01.05 18:13
수정 : 2018.01.05 19:45

일각선 석탄공사와 통합 주장

전문가들 “장기적 관점서 결정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한 1조원 추가 지원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공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여당은 “공기업도 경영을 잘 못하면 문을 닫을 수 있다”며 강경한 기류인 반면, 광물자원공사와 일부 전문가들은 “자원개발은 장기적 시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는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 일각에서는 이 기회에 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탄공사를 통합하는 등 보다 큰 규모의 공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증자를 위한 법 개정에 실패함에 따라 광물자원공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회사채 발행밖에 길이 없는데, 공공기관의 회사채 발행 한도는 누적자본금의 2배다. 광물자원공사는 누적자본금 1조9,883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3조7,046억원의 사채를 발행해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사채가 2,700여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5월에 5억달러(약 5,650억원) 규모의 해외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재 공사가 이를 차환할 여력이 없다. 11월에는 1,000억원의 국내 사채 만기도 도래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증자 개정법안이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의 주도로 부결됐다. 홍 의원은 “공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넣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이후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고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다 2015년 채무가 자본금의 무려 69배인 4조6,206억원에 이른 뒤 2016년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5, 2016년 2년간의 순손실액 3조 510억원은 자본금의 1.5배가 넘는다. 광물자원공사가 파산할 경우 2001년 한국부동산신탁에 이어 두 번째 공기업 부도 사례가 된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자원개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평균 7~10년의 기간이 필요하고, 이제 조금씩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멕시코 볼레오 광산에서 생산하는 동이나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광산에서 나오는 니켈과 코발트는 꾸준히 수요가 있고 특히 배터리 원재료인 니켈과 코발트는 최근 전기차 열풍으로 인해 국제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5월 만기되는 해외사채를 대환(貸環)하는데 도움만 준다면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학계, 회계, 법률,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한 ‘해외자원개발 혁신 TF’가 해외자원개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해 올 상반기 중 결과를 통보하면 이에 따라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광물자원공사의 존속을 놓고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편에서는 광물자원공사의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대한석탄공사 같은 자원공기업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광물자원공사를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자원개발에는 준비기간이 평균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잘 버티지 않으면 모든 투자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옥석을 가려 수익이 나기 어려운 사업은 과감히 버리고 유망한 사업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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