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밝혀지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안종범(58ㆍ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국정농단 사건 3차 공판은 7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씨는 공판 내내 피고인석에 앉아 검사의 서증조사 설명과 변호인단의 반박 의견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오후 9시 공판이 끝날 때쯤 판사의 질문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재판장은 “오늘 증거조사했고, 변호인이 그에 대한 진술 의견도 제시했는데 피고인(최순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최씨는 일어서서 작은 목소리로 “진실이 밝혀지길…”이라고 짧게 말했다. 너무 낮은 목소리로 말해 최씨의 변호사에게 정확한 발언의 확인을 구하자 최씨 측은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했다.
최씨 측은 이날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모금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등 검찰이 기소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가 주범이며 두 재단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고 검찰이 지적하자, 최씨 측은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경재 변호사는 “검사는 청와대에서 정책을 선도하면 기업에선 거절하지 못해 순응하므로 강요라는 논리를 들지만, 이는 군부독재시대의 ‘동굴’에 갇힌 논리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기업들의 성숙도를 이해하지 못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에 일부 임원을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그가 자금 운용을 하거나 운용계획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모도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씨 측은 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고영태 더블루K 전 이사가 각종 이권사업을 주도했으며, 최씨는 이용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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