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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潘 유엔사무총장 방북에 거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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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潘 유엔사무총장 방북에 거는 기대와 우려

입력
2015.1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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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이번 주중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유엔과 북한 당국의 공식발표가 없어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없지만 반 총장의 방북은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그 동안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핵 개발 등을 강행해 유안안보리의 강력한 제재와 고립을 자초해왔다. 그런 북한이 유엔 수장의 평양 방문을 허용키로 한 것은 고립 탈피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반 총장의 방북 뉴스를 반기며 큰 기대를 갖고 귀추를 주목하는 이유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다 북한의 돌연한 거부로 무산된 일이 있지만, 이번 평양방문이 성사되면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국가원수급 최고위 인사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당연히 김 제1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높다. 그는 집권 4년 차인데도 아직 외국 국가원수급과 직접 만난 일 없이 외교적 은둔 상태를 지속해 왔다. 그런 만큼 반 총장과의 회동은 국제 외교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의미도 될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이 8ㆍ25 남북 합의와 지난달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북중관계 회복 전기를 마련한 데 이어, 이번 반 총장과의 만남을 토대로 본격적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나서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반 총장은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적절한 시기에 방북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이번에 김 제1위원장과 만나면 그런 연장선 상에서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 북한주민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하며 조속한 해결을 적극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으로서도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반 총장의 방북을 국제사회의 규범에 따르고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참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8ㆍ25합의로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일단 텄으면서도 합의의 핵심인 당국회담에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기 바란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일은 반 총장의 방북을 국내 정치와 연관 지어 과도하게 해석하고 구구한 억측들이 난무하는 정치권 주변 분위기다. 최근 친박계 일각에서 개헌과 차기 대선구도와 관련해 반 총장의 역할론을 제기한 게 그런 억측을 부추겼다. 반 총장 스스로도 경계할 일이겠으나 정략적 목적을 위해 반 총장을 끌어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은 여야와 정파를 떠나 반 총장이 유엔의 수장으로서 북핵 해결 등 한반도 평화와 안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성원하고 지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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