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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격의료의 역설… “편리해서 의료비 지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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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격의료의 역설… “편리해서 의료비 지출 늘어”

입력
2017.03.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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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연구팀 학술지에 게재

업계선 “편의ㆍ접근성 높아진 증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원격의료가 전체 의료비 지출을 끌어올렸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미국 원격의료 업계가 발끈하는 등 원격의료의 효과를 두고 시끄러운 모습이다. 원격의료 도입 여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한해 원격 진료 횟수가 125만건(2015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원격의료가 어느 정도 정착된 상태다.

21일 학계에 따르면 아티브 메흐로트라 하버드대 교수 등은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보건의료정책 학술지인 헬스어페어(Health Affairs)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진은 2011~2013년 미국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의 건강보험 수급자 30만명의 의료비 내역을 활용했는데, 캘퍼스는 2012년부터 일부 수급자에게 미국 최대 원격진료 회사인 텔라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진이 급성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인 원격의료 이용자와 비 이용자의 원격의료 도입 전후 의료 이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비 이용자는 100명당 대면 진료나 응급실 이용 횟수가 2011년 60건에서 2013년 87건으로 27건 늘어났다. 반면 원격의료 이용자는 61건에서 78건으로 17건 느는데 그쳤다. 원격의료가 대면 진료를 일부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원격의료 이용자는 원격 진료를 무려 85건이나 신규로 받았다. 그 결과 원격의료의 급성호흡기질환 관련 회당 평균 진료비(79달러)가 대면 진료(146달러)나 응급실 이용(1,734달러)보다 훨씬 저렴함에도 관련 의료비는 원격의료 이용자가 비 이용자보다 1인당 연간 45달러나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원격의료의 편리성 때문에 기존 의료 대체 효과보다 추가 의료 수요 창출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원격의료 업계는 이 연구 결과에 발끈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텔라닥 측은 이용자 87%가 원격의료를 이용하지 못했으면 훨씬 비싼 대면진료를 받았을 것이라는 자체 연구 결과를 들며 “하버드대 연구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자체 연구 결과보다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생명보험사인 블루크로스블루쉴드 관계자도 “비용 절감보다는 ‘적절한 비용’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선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 도입 관련 법안을 내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의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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