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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받아 든 이철성, 위기의 경찰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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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받아 든 이철성, 위기의 경찰 구할 수 있을까

입력
2016.07.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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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위원회 임명동의안 심의에 출석한 뒤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이철성 경찰청장 내정자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위원회 임명동의안 심의에 출석한 뒤 취재진에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기강 해이ㆍ대선 관리ㆍ수사권 독립 등 과제 산적

현안 의식한 듯 “경찰 정치적 중립은 당연”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말 민생치안을 책임질 경찰청장으로 이철성(사진) 경찰청 차장을 낙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말단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총수 자리까지 꿰찬 이 내정자의 입지전적인 경력을 높이 평가하는 눈치다. 하지만 최근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경찰의 각종 비위 사건과 향후 대선 관리, 수사권독립 문제 등 켜켜이 쌓인 난제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계급을 막론하고 줄줄이 터져 나오는 일선의 비위 행태와 기강 해이는 이 내정자가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 지난달 부산에서 일어난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의 미성년자 성추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인천에서 경찰관들이 시민을 상대로 음란 행위를 하다 잇따라 적발되는 등 성 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신명 현 청장의 강력한 경고가 전혀 먹혀 들지 않는 분위기다.

수사정보 유출도 예삿일이 됐다. 이달 26일에는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오락실 업주에게 수사보고서를 넘겼다가 긴급 체포됐고,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수사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서울 강남서 경찰관 3명도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대체 법 집행기관이 맞느냐”는 비난이 쇄도할 정도다.

특히 내년 19대 대선 관리는 경찰총수로서 이 내정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8대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처신을 놓고 공정성 시비가 일었던 만큼 부담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청와대 치안비서관 출신인 그의 경력을 문제 삼아 야권을 중심으로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내정자는 29일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직 내부에서는 경찰의 숙원 사업인 ‘수사권독립’ 현안을 이 내정자가 어떻게 다룰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 강 청장도 취임 당시 수사권독립 문제 해결을 공언했지만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해 경찰대 선배인 황운하 경찰대 교수부장(경무관)으로부터 항명에 가까운 반발을 사야 했다. 들끓는 일선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묵은 이슈를 끄집어내기엔 부담스러운 정권 말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직 고위 경찰간부는 “역대 정권의 마지막 경찰청장들이 그랬듯 이 내정자는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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