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62. 와와(치와와·4,5세 추정)와 키키(요크셔테리어·4,5세 추정)
지난 주말 SBS TV의 ‘동물농장’프로그램에 전남 화순의 한 강아지 공장의 실상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분통을 터트렸는데요. 당시 번식업자가 어깨 넘어 배운 기술로 면허도 없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사용해 제왕절개 수술을 한 어미개 두 마리도 방송에 나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곳에서 고통 받는 개들 가운데 제왕절개 수술을 직전에 받은 개 두 마리를 비롯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두 마리 등 총 네 마리를 구조해 왔는데요. 이번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에서는 와와(치와와·4,5세 추정)와 키키(요크셔테리어·4,5세 추정)라는 이름을 얻은 어미개 두 마리를 소개 합니다.
와와와 키키는 이번에 철창에서 나와 처음으로 땅을 딛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두 마리 모두 목줄을 매고 산책을 시키려고 하니 몸을 심하게 떨면서 바닥에 몸을 붙인 채 한 걸음도 떼지 못했습니다. 산책을 해보지도 못했으니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죠. 특히 와와는 자신을 아프게 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겁을 먹고 줄을 풀고 도망가려고 했을 정도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강제 교배를 당하고 새끼를 낳고 불법 제왕절개 수술까지 받았지만 다행히도 두 마리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데요. 두 마리다 사람을 잘 따르지만 성격은 다릅니다.
와와는 사람이 쓰다듬을 때도 안으려고 할 때도 혹시 자신을 아프게 하려는 건 아닌지 큰 눈망울을 굴리며 겁부터 먹는데요, 대신 안전하다고 느끼면 마음을 놓고 재롱을 부리기 시작한다고 해요. 키키는 모든 사람을 반기고 좋아하는데 밥을 먹다가도 사람을 보면 안아달라고 다가올 정도라고 합니다.
와와와 키키 모두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내고 함께 어울려 노는 것, 장난감도 좋아하고 밥도 너무 잘 먹는데요.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간식을 먹을 줄 모른다는 건데요, 태어나서 한 번도 반려견용 간식을 먹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이겠죠.
평생을 철창에 갇혀 새끼를 낳고 뺏기는 것을 반복하며 그곳이 삶의 모든 것으로 알고 지냈던 키키와 와와에게 산책과 장난감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무엇보다 가족의 사랑을 알게 해줄 평생의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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