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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구호품 아닌 선물로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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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구호품 아닌 선물로 느끼죠"

입력
2014.1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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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가구 아동들에 매달 두차례 제공...균형 식단·가족 분위기 좋아 일석이조

장애우·소외계층 아동이 직접 봉사도..."달콤한 과일 먹고 건강한 꿈 키우길"

23일 면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꿈을 주는 과일 포장 및 배송’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과일바구니를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에 앞서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23일 면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꿈을 주는 과일 포장 및 배송’ 행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과일바구니를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기에 앞서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차가운 겨울비로 부쩍 쌀쌀해진 23일 서울 중랑구 면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과일을 플라스틱 통에 담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꿈을주는과일재단’이 추진하는 ‘꿈을 주는 과일 포장 및 배송’ 행사였다.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귤, 사과, 감, 바나나, 키위 등 5종류의 제철 과일들은 종류별로 적절히 섞어 포장돼 5~13세의 어린 자녀가 있는 중랑구의 저소득층 및 결손가정 53개 가구에 전달됐다.

꿈과일재단은 쌀이나 라면, 반찬류 혹은 연탄을 기부하는 다른 나눔 활동과 달리 어린이들에게 과일을 나눠준다. 황의준(43) 이사장이 2011년 사재를 털어 강북구 지역에 처음 과일을 지원한 것이 시작이다. 한때 회원 180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방송업체를 운영했던 황 이사장은 꾸준히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를 해 왔는데 돈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아쉬웠다고 한다. 그래서 어려운 형편에서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과일을 기부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은 과일을 쌀이나 반찬 같은 ‘구호물품’ 보다는 ‘선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거부감도 훨씬 적었다.

김영미 면목사회복지관 부관장은 “삼시 세끼를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저소득층의 경우 과일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성장기 어린이들의 균형 잡힌 식단은 물론, 가족의 화목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도 과일은 더 없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꿈과일재단은 매달 두 차례씩 10개월간 꾸준히 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270가구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은 공동생활을 하는 신체ㆍ정신 장애우 5명과 걸그룹 크레용팝의 팬클럽 ‘스케치북’이 함께 해 한결 풍성한 과일 바구니가 만들어졌다. 장애우 문모(23)씨는 “주로 봉사와 선물을 받기만 했는데 오늘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의 농장에 ‘크레용팝&스케치북’이라는 이름으로 사과나무 22그루를 분양 받아 재배하고 있는 스케치북은 올해 수확량 중 상당 부분을 이번 행사에 내놨다.

꿈과일재단은 ‘3분의 1 쿠키 만들기’도 하고 있다. 소외 계층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과자를 나를 위해, 부모와 친구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황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우리나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풍성해 질 수 있다”며 “과일을 매개로 한 가족과의 시간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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