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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ㆍ트럼프 겹폭풍에… ‘급행’ 탄 머니 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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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ㆍ트럼프 겹폭풍에… ‘급행’ 탄 머니 무브

입력
2016.1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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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상ㆍ달러 강세 예상

외국인들 신흥국서 발빼기 시작

국내 증시서도 매물 폭탄 쏟아내

MMFㆍ요구불 예금으로 돈 몰려

CMS 금리연계 사모펀드 등

틈새시장 찾기도 분주해져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로 국내외 정국이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시중자금도 제 살 길을 찾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내 해외로 도피시키고,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임시 대피처인 초단기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발 빠른 투자자금들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에 베팅을 하며 틈새시장을 쫓는 모양새다. 정국 혼란이 빚고 있는 ‘머니 무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9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급격히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당선 당일인 9일 2,139억원어치를 팔고 나간 외국인들은 이튿날(479억원) 반짝 매수세를 보였지만 다시 11일(-4,495억원)과 14일(-3,339억원) 이틀 연속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6,287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돈을 찾아 달러로 바꿔 나가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연일 상승세(원화 약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7.1원 오르며 4개월여만에 1,170원을 돌파(1,171.9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4거래일 상승폭이 40원에 육박한다. 박일건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팀장은 “달러 강세를 예상한 외국인들이 신흥국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고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발이 묶여 있는 투자자금은 언제든 갈아탈 수 있는 ‘임시 도피처’로 급격히 피신 중이다. 초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한 10월 5조690억원이 순유입됐고, 특히 ‘트럼프 리스크’까지 가세한 이달 들어서는 11일까지 무려 7조3,590억원이 몰렸다.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역시 10월말 기준으로 313조5,284억원(신한ㆍ국민ㆍ하나ㆍ우리은행 합계)으로 한달 말에 2조6,500억원이나 불어났다. 박 팀장은 “기관이든 개인이든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초부유층의 경우 ‘일단은 스탠바이’라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전했다.

불확실성이 전에 없이 커진 가운데 그나마 확실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금리 인상과 연계된 상품에는 틈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금리구조화스와프(CMS) 금리 연계 사모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미국 5년 만기 금리구조화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1년 뒤 최초 금리에서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경우 연 3%대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의 일종이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이 상품을 취급하는 신한ㆍKEB하나은행의 경우 설정액이 9월말 4,576억원에서 10월말 6,065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선 6,203억원(11일 기준)까지 확대됐다. 김영호 KEB하나은행 대치골드클럽 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확정적인 상태라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달러예금 차익실현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달러화 강세가 대세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 외화예금으로도 자금이 빠르게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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