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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차를 찾아서] 허약 체질과 불면증에 좋은 대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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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차를 찾아서] 허약 체질과 불면증에 좋은 대추차

입력
2015.11.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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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부터 50주가 넘는 대추나무를 키우고 있다. 해마다 잡초를 제거하고 한약재 찌꺼기도 깔아 주고 나름 신경 썼지만, 소출은 영 시원치 않았다. 연초에는 대추나무에 좋다는 유기농 퇴비를 잔뜩 사서 뿌려줬다. 그런데 지난 9월말, 대추가 열린 나무는 3~4그루, 그것도 빈약하기 이를 데 없어 소출한 대추는 반 됫박도 안됐다. 화가 나 툴툴거렸더니, 보은에서 1,000주 넘는 대추농사를 한다는 한 지인이 “거름을 제대로 줘야지”라고 한마디 건넨다. 은근 부아가 치밀어 “유기농 퇴비 50만원어치나 뿌렸는데…”라고 하자 “거름 중에 제일 좋은 거름은 유기농 퇴비가 아니고 발걸음”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대추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단다. 특히 대추는 봄부터 한여름까지 매일 물을 주다시피 해야 열매가 제대로 열린단다.

대추(Zizyphus jujuba Mill var. inermis Rehder)는 갈매나뭇과에 속한 낙엽관목으로 예부터 조, 홍조, 대조, 목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과실로 남유럽, 서아시아가 원산지다. 대추차는 대추 열매의 과육으로 만드는데, 과육에는 당분이 많아 10개 정도만 먹어도 100kcal 이상의 열량을 낸다. 끈적거리는 점액질과 능금산, 주석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말린 대추는 식용, 요리용, 과자용, 건과, 약용 등으로 널리 쓰인다. 속담에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식인 대추는 명절, 결혼식, 잔칫상뿐만 아니라 ‘홍동백서’라 해서 제사상에까지 빠지는 곳이 없다.

한의학에서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하고, 기혈을 보충하며, 심신(心神)을 안정시킨다고 보았다. 보약이면서도 신경과 질환에 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몸이 허약한 부인의 장조증(臟躁症ㆍ히스테리)에 쓰는데, 산후나 갱년기의 우울증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한 경우, 마음이 불안하며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에 좋다. 사실 부인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몸이 허약하면서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면 제일 먼저 부작용 없는 대추차를 약처럼 매일 음용해볼 일이다.

대추와 어울리는 최고의 짝이 바로 생강이다. 대추와 생강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듯, 단맛의 대추가 매운맛의 생강을 부드럽게 감싸는 형국이다. 대추는 생강의 매운 자극을 완화하고, 생강은 대추의 단맛이 뭉치지 않고 잘 움직일 수 있게 서로 돕는다. 대추와 생강이 이렇게 기와 혈을 북돋고 보충하므로 임상에서 응용하는 많은 처방의 기본이 된다. 기본만 챙겨도 웬만한 병은 예방할 수 있다. 평소 몸이 약하다고 생각하거나, 일이 많아 피곤하고 지칠 때, 감기가 잦고 잔병치레가 많을 때, 거기에다 신경까지 예민하다면 대추만 끓인 대추차도 좋지만 대추, 생강(대추 8g +생강 4g)을 함께 끓인 대추생강차를 권한다.

허담 옴니허브 대표ㆍ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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