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도 ‘kt표 초강력 고춧가루’에 당했다. kt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7-3으로 승리했다. 3-2로 앞서다가 9회말 민병헌에게 동점타를 맞아 연장까지 끌려갔지만 10회초 박기혁의 결승타에 이은 멜 로하스 주니어의 투런포, 유한준의 솔로포로 두산의 백기를 받아냈다.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kt는 시즌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 시즌 막판에서야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을잔치’에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와 넥센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둔 뒤 선두 경쟁 중인 2위 두산마저 제압하면서 상위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kt의 4연승은 지난 4월 6∼9일 이후 무려 151일 만이다.
창원에서는 NC가 SK를 4-3으로 따돌렸다. NC 나성범은 4-3으로 앞선 5회말 중월 2루타로 4년 연속 150안타 이상 기록했다. LG 박용택(2012~2017년ㆍ6년 연속), KIA 최형우(2013~2017년ㆍ5년 연속)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SK는 2회초 선두타자 제이미 로맥의 중월 솔로 아치(시즌 25호)로 올 시즌 팀 홈런 수를 214개로 늘렸다. 이 홈런으로 삼성이 2003년에 세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13개)을 넘어 신기록을 작성했다.
삼성은 부산에서 홈런포 3방을 묶어 롯데를 6-5로 제압했다. 8위 삼성은 2연승을 달리며 롯데와 상대 전적을 8승 1무 6패로 만들고 우세 시즌을 확정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4실점 역투로 시즌 10승(9패)째를 달성했다. KBO 리그 역대 10번째 5년 연속 10승이다. 광주에서는 한화가 KIA를 11-2로 대파했다.
5강 경쟁팀끼리 맞대결이 열린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넥센과 LG가 연장 12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국내 유일의 돔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것도 한 타자가 한 경기에서 연타석으로 천장을 맞혔다. 넥센의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가 주인공인데 그는 1-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허프의 2구째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빗맞은 타구는 높이 치솟았고, 파울 지역 천장을 맞고는 내야 쪽으로 들어와 3루수 양석환한테 잡혔다. ‘고척 스카이돔 그라운드룰'은 천장(스피커 등 포함)에 맞고 낙하한 볼이 잡혔을 경우 타자를 아웃 판정한다고 명시한다. 그런데 초이스는 7회말 다시 선두타자로 나가 좌익수 방면으로 높이 뜬 타구를 날렸고, 이번에도 천장에 맞았다. 그러나 앞 타석 상황과는 달리 좌익수 문선재가 방향을 완전히 놓치면서 공은 그라운드에 뚝 떨어졌다. ‘그라운드룰'은 외야 페어지역과 관련해 '타구가 천장 상단 3번째 통로 시작점 이후부터 천장 또는 시설물에 맞거나 낀 경우 홈런'이라고만 규정한다. 초이스는 이번엔 3루까지 내달려 3루타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개장한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이 천장에 맞고 안타가 된 경우는 지난해 5월7일 나지완(KIA), 올해 5월 5일 모창민(NC) 이후 세 번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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