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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싱증후군' 환자 메르스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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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싱증후군' 환자 메르스 경계령

입력
2015.06.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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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망자 이후 관심 높아져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때 발생

관절염 앓는 50대 이상 주의 필요

‘쿠싱증후군’을 앓고 있는 50대 이상 관절염 환자라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쿠싱증후군은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천식 자가면역질환 등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발생한다. 쿠싱증후군 경계령이 떨어진 것은 지난 1일 25번(57ㆍ여) 환자가 메르스 감염자 중 처음 사망하면서다. 보건당국은 그가 감염 전에 지병인 천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25번 환자는 관절염 치료를 위해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 스테로이드에 의존하는 ‘외인성 쿠싱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전문의들은 25번 환자처럼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외부 바이러스 침투가 용이하다고 경고한다. 김정희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또는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염증반응을 매개하는 엔에프 카파B(NF-kB)경로가 막혀 면역반응이 억제돼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쿠싱증후군 환자의 80% 이상에서 고혈압이, 20% 이하에선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동반되는 것도 면역력 저하에 원인이 있다는 게 전문의들 의견이다. 서영일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해 쿠싱증후군이 발생했다면 면역력이 바닥을 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들 환자는 바이러스는 물론, 세균에도 쉽게 감염이 된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무릎관절증을 앓고 있는 환자만 267만명에 달한다. 성별로는 전체 환자 중 여성 환자 비율이 72.2%로 압도적이다. 연령층으로는 50세 이상 비중이 89.2%를 차지하고 있다. 무릎관절증 환자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환자도 적지 않다. 여기에 건선 등 피부질환자들도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자신도 모르게 쿠싱증후군에 노출된 이들이 많다”고 했다.

젊은 층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서영일 교수는 “어릴 때 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면역력이 떨어져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병원치료 없이 임의로 장기간 스테로이드 계통 약을 남용하고 있는 이들도 고위험군”이라고 지적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 쿠싱증후군(Cushing’s syndrome)이란?

쿠싱증후군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인 코르티솔 과다분비로 발생한다. 특히, 관절염 치료를 위해 장기적으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면 ‘외인성 쿠싱증후군’이 생긴다. 팔ㆍ다리는 가는데 얼굴과 몸통에 살이 찌는 중심성 비만증, 살갗이 터서 빨개지는 피부 터짐, 우울증,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글어지고 피부가 얇아져 멍이 잘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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