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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기 인사가 만사… 이너서클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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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기 인사가 만사… 이너서클 넘어라"

입력
2015.02.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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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만 중용하면 민심 외면, 비판적 인사도 적극 껴안아야

4만불 시대 같은 추상적 목표 대신 국민의 언어로 현실적 접근을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취임 2주년에 즈음한 민주수호 서울시민 1000인 원탁회의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지난 2년간의 주요 사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취임 2주년에 즈음한 민주수호 서울시민 1000인 원탁회의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지난 2년간의 주요 사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사회의 중도지식인들은 박근혜정부 향후 3년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사 문제를 꼽았다. 또 세대간 통합을 비롯한 사회갈등 요인의 관리와 보다 현실적ㆍ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주문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일보가 박근혜정부 출범 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인문ㆍ사회학자, 문화평론가 등 중도지식인 6명에게 앞으로 박 대통령이 집중해야 할 과제를 물은 결과, 전원이 인사분야를 언급했다. 이는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에게 집중됐던 국민통합ㆍ소통 부족에 대한 비판과 궤를 같이 한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국민들 사이에선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이 이너써클에 의해 독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외부의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정책 결정 과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하고 이를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민심이 외면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기 편만 중용하면 남은 임기 내내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왕조시대 임금들도 ‘내 사람’만 쓰지는 않았다”면서 “객관적이고 중도적인 입장에 서 있는 인사는 물론 박 대통령 본인에게 비판적인 인사도 적극 껴안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소설가 김진명은 대통령 직속 ‘세대간 통합위원회’(가칭)의 구성을 주문했다. 그는 “사회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젊은층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피해의식이 크고 이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과 증오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박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기성세대와 젊은층의 화해를 이뤄내지 못하면 경제살리기는 고사하고 다른 모든 국정운영에서 추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정권 차원의 큰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교수는 “경제살리기와 같은 추상적인 얘기를 앞세우면 기업ㆍ노동계ㆍ정부가 제각각 작은 프로그램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사라진다”면서 “우리 사회의 현실적 과제인 불평등 완화ㆍ생산성 향상ㆍ복지 확대 등 3가지를 연동시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국민에게 제시하는 게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소설가 김훈도 현실적인 정책 제안을 강조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관념적ㆍ추상적 언어를 쓰지 않고 가계소득과 보육 등 현실적인 문제를 국민의 언어로 설명하더라”며 “박 대통령도 국민소득 4만불 시대 같은 추상적인 목표 대신 ‘맞벌이 가구가 많은 현실에서 경제살리기의 첫걸음은 보육이니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식의 실질적인 정책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노동분야 개혁에 매진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에서 보듯 현행 노동관계법은 2000년대 이후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노사의 의견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충분히 반영되는 노동시장의 개혁을 이뤄내야 중장기적인 사회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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