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도부ㆍ비박 엇갈린 반응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의 반응은 엇갈렸다. 당 지도부는 “진정성이 있었다”며 감쌌지만 비박계 잠룡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담화를 지켜봤다. 이 대표는 회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저도 진정성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이어 그는 “솔직히 감성적으로, 속으로 펑펑 울었다”며 “특히 본인이 잘못한 부분들에 대한 검찰 수사, 특검에 대해서도 수용하겠다고 했으니까 신뢰를 하고 한 번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담화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마음이 아프다”며 “대통령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반면 비박계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대통령 담화가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 담화를 참담한 심정으로 봤다”며 “그러나 국민이 듣고 싶은 진실을 모두 고백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은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엔 크게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담하다. 이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은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체적인 내용이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많이 미흡한 수준”이라며 “좀 더 솔직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았다”고 평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보도자료에서 “대국민 사과를 들으며 저도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최순실 집안과 오래된 인연을 맺어온 박 대통령께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데 있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담화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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