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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신뢰회복으로 정상회담 첫 발자국 내디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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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신뢰회복으로 정상회담 첫 발자국 내디디길

입력
2018.03.11 19: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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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국 사이에 외교전이 분주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및 일본 정상과 연쇄 전화통화를 통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고 우리 특사단도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을 돌며 역사적 담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당장 회담을 앞둔 북미 양측의 기 싸움이 만만찮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을 압박했다. ‘구체적 조치’에 대한 별도 언급은 없었지만 일부 핵시설 가동 중지 등 북한 정부의 공식적 비핵화 입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 소식은 전하지 않고 미국의 대북제재만 강하게 비난하는 것도 대화에 대비한 기선잡기 포석으로 보인다.

미국 조야에 번지고 있는 회의론도 변수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보수 매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 결정에 따른 졸속 회담’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 협상을 주장해 온 뉴욕타임스마저 비판적이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드라마틱한 면에서라면 재능이 있는 두 지도자의 비전형적 회담은 대박을 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실패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썼다.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행보에다 백악관의 한반도 라인의 공백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우려다.

북미 정상이 같은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아직 두 달 이상이 남았다. 이제 겨우 만날 수 있다는 의지를 확인했을 뿐이다. 두세 달 전만 하더라도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말 폭탄을 주고받던 관계임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관건은 북미 양측의 신뢰다. 미국이나 국제사회는 ‘이번에 또 북한에 속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북미 사이에 신뢰가 싹트지 않는다면 양측 사이의 기 싸움은 공회전할 수밖에 없고 비핵화 검증 방식이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 협상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정상회담 제안과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는 ‘비공개 특별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을 석방하겠다는 언급이나 지난해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이 신뢰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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