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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시설 없는 평화의 집서 쪽잠 자며 '무박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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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시설 없는 평화의 집서 쪽잠 자며 '무박 4일'

입력
2015.08.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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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각과는 걸어서 2~3분 거리

北대표들 정회시간엔 이동해 쉬어

식당도 따로 없어 도시락 배달도

고령의 남북 대표단에게 ‘무박 4일’의 마라톤 협상은 그 자체가 고행이었다. 이번 고위급 접촉의 정치ㆍ군사적 상징성에 따른 부담이 컸겠지만, 무엇보다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 2층에 마땅한 휴식공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평화의 집은 1989년 남북 회담 용도로 지어진 3층짜리 석조건물이다. 북측 ‘통일각’과는 걸어서 2~3분 정도 거리에 있다. 1층에는 귀빈실과 기자실이, 3층에는 연회실이 있다. 이번 회담은 2층 회의장에서 진행됐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거의 사흘 내리 밤샘 논의가 이어졌지만, 남북 대표단은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 우리 대표단은 정회시간 등을 이용해 회담장 옆 대기실이나 1층 귀빈실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하려 했으나 누울 공간이 마땅치 않아 소파에 기댄 채 쪽잠을 청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한다. 또 샤워시설이 따로 없어 세수와 면도는 세면장에서 해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북측 대표들은 정회시간 등을 이용해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어느 정도 갖춰진 통일각을 오가며 나름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문제도 고역이었다고 한다. 평화의 집에는 식당이 따로 없어 우리 대표단은 인근 지역에서 도시락을 배달시켜 해결했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양측 대표단이 3층에 위치한 연회실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협상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그럴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은 상황에서 시작된 협상이라 그 자체가 큰 부담이었을 텐데 실제 협상 과정에선 잠깐의 휴식조차도 취할 상황이 못됐기 때문에 이번 대표단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협상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g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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