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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노 좌장 이해찬을 공천에서 배제한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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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노 좌장 이해찬을 공천에서 배제한 더민주

입력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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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다른 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뜻하게 4ㆍ13 총선 공천을 마무리해 가고 있다. 14일에는 6선 의원으로 친노 좌장 격인 이해찬(세종시) 전 총리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선거사무소를 내는 등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은 이 전 총리를 전략공천을 무기로 탈락시킨 것은 김종인 비대위가 ‘친노 패권’ 청산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려는 강수로 보인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선거구도 전체를 놓고 고심 끝에 내린 결단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범친노계에 속하는 5선의 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과 탈당 후 국민의당을 돕고 있는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 정호준(서울 중ㆍ성동을) 의원도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로써 더민주가 현재까지 공천에서 탈락시킨 친노ㆍ운동권 의원은 13명에 이른다. 이 전 총리 외에 문희상(경기 의정부갑ㆍ5선) 의원, 유인태(서울 도봉을ㆍ3선)의원 등 친노 원로 그룹과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정청래(서울 마포을ㆍ재선) 의원 등 정치적 무게가 만만치 않는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물론 정무적 판단 결여, 밀실 결정 등의 논란이 있고, 일부 인사들은 재심을 청구하는 등 반발과 진통이 있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웠던 이목희, 전해철, 홍영표 의원 등 친노ㆍ친문 계열 의원들이 다수 남아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전 총리 공천 배제를 친노 패권주의 청산의 상징적 명분으로 삼은 감이 없지 않다. 국민의당측은 “특정인을 배제했다고 친노 패권주의라는 큰 골격은 바뀌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당내 분란의 가장 큰 원인이었고 결국 분당사태를 초래한 친노 패권주의 청산, 막말과 갑질ㆍ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던 현역의원들을 정리하는 데 일정한 성과가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역의원 탈락자는 26명으로 분당 후 재적 의원 108명을 기준으로 할 때 물갈이 비율 24.1%다. 분당 전 127석을 기준으로는 탈당, 불출마, 공천탈락자가 모두 46명에 이르러 36.2%의 현역 의원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물갈이 목청만 높고 거의 실적이 없는 새누리당과 비할 바 아니다.

김종인 체제의 더민주가 인재영입 경쟁에 이어 공천경쟁에서도 한발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당장 친노계의 반발 등 공천 탈락 인사들의 반발을 수습하는 게 발등의 불이다. 그 중 일부가 무속으로 출마한다면 야권분열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총선 환경이 한층 악화한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뒀던 지역구들에도 후보를 확정해 수도권 등에서의 선거연대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현역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킨 자리에 과연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울 수 있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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