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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잠수함 유럽 해안 출현 급증에 서방과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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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잠수함 유럽 해안 출현 급증에 서방과 긴장 고조

입력
2016.04.2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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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러시아 북부에 있는 해군기지에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잠수함 2척이 정박해있다. 타스통신 게티이미지
지난달 러시아 북부에 있는 해군기지에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핵잠수함 2척이 정박해있다. 타스통신 게티이미지

러시아가 올해 지중해와 북해 등에서 공격형 핵잠수함을 통한 군사활동을 이례적으로 강화하면서 미국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잠수함에 대한 상시적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러시아 전투기가 이달 13일 발트해에서 미 해군 구축함에 근접비행으로 위협하는 등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지중해와 북해, 스칸디나비아와 스코틀랜드 연안 근처에서 공격형 핵잠수함의 작전활동을 크게 증가시켰다. 유럽 주둔 미 해군 최고 사령관인 마크 퍼거슨 제독은 “러시아 핵잠수함의 올해 순찰 빈도가 지난해 가을보다 50% 이상 높아졌다”며 “이러한 경향은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냉전시대 누렸던 패권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핵잠수함과 디젤 엔진 잠수함 개발에 수십억 달러의 국방비를 쏟아 붓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잠수함 부대 증가에 공을 쏟는 데는 바다 속에는 전세계 전자금융시스템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생명줄인 광케이블이 설치돼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와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핵잠수함을 운용해 일거에 전세계 경제와 통신 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다는 포석이다. 실제 바다 속 주요 광케이블이 설치된 해역을 중심으로 러시아 핵잠수함의 잦은 출현이 목격되고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잠수함의 작전 활동범위도 광범위하게 넓혀가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소형 전술 핵무기를 탑재해 장시간 운용할 수 있는 무인 잠수함(드론)을 건조 중이고, 지중해 연안의 시리아 타르투서 항구 외에 키프로스와 이집트, 리바아 등에 잠수함 작전활동을 위한 해군 기자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 잠수함의 위협이 커지자 나토 회원국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있는 미 해군 유럽작전본부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잠수함의 이동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과거 냉전 시대에 나토군은 소련 해군의 이동을 추적하기 위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 영국을 잇는 대서양 요충지를 상시 감시했다. 미 해군 제독인 존 리차드슨은 “미국과 러시아가 과거 패권경쟁을 벌이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NYT에 지적했다.

나토 회원국 각국은 러시아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 앞다투어 ‘해저 군사력’ 보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는 기존보다 3배 규모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40기를 탑재할 수 있는 버지니아급 공격형 잠수함 9척을 발주하는 등 앞으로 잠수함 부대 증강에 5년 간 81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러시아 잠수함의 복잡한 통신암호 체계를 감청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영국과 독일, 노르웨이 등도 신형 잠수함 구입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등은 러시아 잠수함의 출현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북해에서 함정과 잠수함을 동원한 연합 훈련을 벌일 계획이다.

다만 러시아 잠수함 부대가 미국에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는 현재 공격형 잠수함 45척 중 25척만이 핵잠수함이며 이중 절반 정도만 작전활동이 가능한 반면 미국은 공격형 잠수함 53척이 모두 핵잠수함이며 이 중 3분의 1인 18척을 상시적으로 작전에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정책연구소 대서양 안보 구상 대서양위원회의 매그너스 노르더만 소장은 “러시아한테 잠수함은 나토와의 해군력 경쟁에서 왕관 위에 보석같이 중요하다”며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 잠수함 부대를 과소평가하면서 러시아 잠수함들이 전세계를 휘젓고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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