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홍등’ 꺼지는 청량리, 강북 신흥 주거지로 ‘새등’ 켠다

알림

‘홍등’ 꺼지는 청량리, 강북 신흥 주거지로 ‘새등’ 켠다

입력
2016.11.02 04:40
0 0

12년 만에 재개발사업 본격화

65층 주상복합 아파트 4개동에

랜드마크타워 1개동 2020년 완공

동부청과시장 재정비도 탄력

인근 집값 들썩…1년새 20%↑

토지주ㆍ건물주ㆍ세입자 이해 조율

학군 문제 등이 넘어야 할 과제

서울 청량리 일대가 부동산 개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노후 상가와 집창촌이 몰려 있는 청량리역 주변을 2,500여 가구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들이 하나 둘씩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의 물꼬가 트이면서 인근 아파트값이 1년 사이 수천만원 오르고, 답십리 등 주변 지역 집값도 상승세다.

1일 동대문구청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청량리4구역(동대문구 전농동) 재개발 지역 내 최대 용지인 ‘롯데플라자’를 다음달 중 철거한다. 롯데플라자가 사라진 자리에 인근 재개발 부지까지 합쳐 최고 65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4개동과 호텔ㆍ오피스텔ㆍ대형쇼핑몰 등을 포함한 랜드마크타워 1개동이 들어선다. 2020년 완공이 목표다. 내년 3월 1,293가구에 대한 일반분양이 계획돼 있다.

국내 최대 집창촌인 ‘청량리588’이 속해 있는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본격적인 첫 삽을 뜨는 것은 12년 만이다.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과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이후 철거와 재개발 논의가 계속됐으나, 개발범위나 보상 문제를 두고 토지 소유주인 조합과 세입자인 주변 상인ㆍ윤락업소 업주들이 갈등을 겪으면서 좀처럼 사업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후 작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올해 이주비용 등 보상 문제에서 소유주와 세입자 간 일정 부분 합의가 이뤄지면서 사업에 숨통이 트였다. 청량리4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이주 및 철거 작업을 시작해 현재 전체 세입자의 40% 가량이 이주를 마쳤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세입자 이주와 철거 작업이 내년 7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에 위치한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도 7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청량리역 인근 전통시장을 재정비해 동대문구 용두동 39-1번지 일원에 최고 59층 주상복합 4개동(총1,160가구) 및 상업시설을 짓는다. 당초 2009년 정비사업 추진계획을 승인 받았으나, 사업자 금호산업이 2010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올해 6월 시가 사업자를 보성산업으로 변경ㆍ확정한 이후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보성산업 관계자는 “현재 토지 매입을 90% 이상 완료했으며 이번 주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접수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개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현재 노후 상가와 집창촌이 몰려 있는 청량리역 주변은 2,500여 가구 규모의 강북 최고 ‘주상복합촌’으로 탈바꿈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그간 청량리 일대는 뛰어난 도심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집창촌 이미지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왔다”며 “답십리뉴타운 개발 등 주변 재개발과 맞물려 주거지로의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에 인근 집값은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114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동대문구 청량리동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1㎡기준)은 지난해 10월에 비해 1년 사이 3.9% 상승했다. 전농동(4.2%) 용두동(3.6%) 등도 3~4% 이상 올랐다. 실제 청량리 대표 단지인 미주아파트(동대문구 청량리동)의 전용면적 102㎡는 지난달 초 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말 거래 가격(4억2,500만원 안팎)에 비해 1년 사이 1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량리4구역의 일반 분양가가 3.3㎡당 2,200만~2,3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자 이보다 저렴한 대안 투자처인 미주아파트를 사들이는 사람이 많다”며 “인근 현대아파트나 한신아파트 시세 또한 올해 초에 비해 4,000만~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청량리역 일대 개발 훈풍은 답십리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전농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분양한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동대문구 전농동) 전용 84㎡ 분양권에는 3,000만원 이상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올해 초 5억원 후반대에 거래됐던 ‘래미안 크레시티’(동대문구 전농동) 전용 84㎡는 최근 시세가 6억3,000만~6억5,000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다만 청량리 일대 개발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청량리 일대는 토지와 건물 소유주, 세입자 간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다”며 “30~40대 실거주자들의 최우선 고려 요소인 학군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개발 사업의 핵심 추진동력은 결국 집값”이라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방침에다 거시경제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청량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100%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