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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코 앞에 있는데, 태풍 온다고 피할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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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코 앞에 있는데, 태풍 온다고 피할수야…"

입력
2014.07.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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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대책본부 유실방지 등 논의

진도 수색 중지… 11일쯤 재개

세월호 참사 82일째인 6일 기상 악화로 수색 작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어선들이 전남 진도 서망항에 정박해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82일째인 6일 기상 악화로 수색 작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어선들이 전남 진도 서망항에 정박해있다. 연합뉴스

“자식이 바로 코 앞에 있는데 태풍이 온다고 피할 수 있겠습니까? 자식과 함께 태풍과 맞서야죠.”

세월호 참사 82일째인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제8호 태풍 너구리의 북상으로 실종자 수색은 전면 중지됐다. 사고 해역에는 비와 함께 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1m 넘는 파도가 일고 있다. 수색작업을 벌여온 바지선과 함정, 민ㆍ관 잠수사 대원들은 이미 전날 오후 인근 목포내항과 영암 대불부두로 피항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곁을 든든히 지켜온 자원봉사자들도 태풍을 피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팽목항에 남은 것은 대피 권고를 마다한 몇몇 가족, 그리고 적막감뿐이다.

해경은 팽목항 임시거처(컨테이너)를 사용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안위를 생각해 잠시나마 대피를 종용하고 있지만 가족들 10여명은 묵묵부답이다. 시선을 먼 바다에 고정한 채 속으로만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내 자식이 저 바다에 누워있는데 어디를 간단 말이냐”며 “자식과 함께 태풍을 이겨낼 것”이라고 울먹였다. 그는 “태풍이 와도 바다 밑은 잔잔하다는 말에 기대고 있겠다. 정부에서 우리 자식들이 유실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하니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6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주재로 희생자 유실방지 특별대책(TF) 회의를 개최, 수색작업을 점검하고 앞으로 계획과 태풍 북상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소형 함정과 잠수사들은 대피했지만 1,000톤 이상의 대형 함정 5척은 사고 해역에 남아 해상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자석 차단봉, 그물망 설치 상태를 점검해 유실을 차단하겠다고 대책본부는 밝혔다. 대책본부는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11일쯤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한 수색을 재개할 때 잠수사가 내쉰 공기를 정화시켜 재활용하는 장비인 수중재호흡기를 도입, 잠수 시간을 현재 10~15분에서 최장 6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계획이다. 잠수사들의 촉각에만 의존하던 실종자 발견을 돕기 위해 전자코 시스템도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단원고 여학생의 시신이 수습된 뒤 수색 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종자 수는 11명에서 멈춰 있다.

진도=박경우기자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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