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소라 기자

등록 : 2017.12.12 15:27
수정 : 2017.12.12 17:55

[뒤끝뉴스] 방시혁의 '열린 지도'가 BTS를 키웠다

등록 : 2017.12.12 15:27
수정 : 2017.12.12 17:55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19일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에서 화려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큰 선풍을 일으킬 때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앞다퉈 쏟아졌습니다.미국 최대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아메리카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이 공연하기는 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현장의 열기는 현지인도 놀랄 만큼 뜨거웠습니다. 당시 시상식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의 함성에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가요계 관계자들이 분석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방탄소년단은 빈틈없는 퍼포먼스와 중독성 강한 음악 등 해외 팬이 선호하는 K팝의 복합적인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메시지로 공감을 형성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면서 해외 팬을 늘려왔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구축된 강력한 팬덤이 미국 시상식에서 폭발적인 응집력을 발휘한 것이죠.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단독 콘서트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성공비결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불편해합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아티스트라는 게 누군가가 창조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순간 방탄소년단은 객체가, 나는 주체가 되고 내가 그룹을 다 만들어 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주적인 성장형 아이돌 그룹을 추구하는 방 대표의 기획 철학과 맞지 않는 수식어라는 겁니다.

그는 방탄소년단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팀의 가치를 알고 팬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조언은 하지만, “무언가를 보완하라고 충고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방 대표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앨범을 만들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먼저 멤버들 개개인의 성장, 고민, 행복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며 “창작자로서 내가 지닌 방법론에 의거해 결과물을 만든 후 방탄소년단에게 보여주고 다시 이야기를 나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청춘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그들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하는 방 대표의 철학이 녹아있었던 겁니다.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시키지 않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블랙뮤직의 정체성을 끌고 가는 것은 “멤버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멤버 슈가는 “방 프로듀서님은 늘 열린 자세로 우리의 음악과 생각을 수용해주신다”고 강조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다음 노래도 한동안 한국말로 발매합니다. 방 대표는 “멤버들이 가장 편하고 잘하는 걸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도 아티스트로서 방탄소년단의 생각을 존중하는 방 대표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느 질문에 막힘 없이 소신을 밝히던 그는 방탄소년단의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티스트의 꿈은 본인들이 얘기하는 게 맞지, 목표를 내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방탄소년단에게 돌렸습니다. 멤버 지민은 “앞으로 빌보드 200의 1위, 빌보드 핫100의 톱10까지 오르고 싶다”며 패기 있는 꿈을 밝혔습니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춘 앨범이 아닌, 원래 모습 그대로 해외 시장에 도전한다니, 방 대표의 뚝심 있는 전략이 통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중소기획사의 성공신화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검사장급 10명 승진.. 윤석열 중앙지검장 유임
“한국 대표팀, 아무 것도 안 해” 월드컵 전설들 ‘쓴 소리’
여학교 ‘정복’했다며 나체 셀카 찍어 올린 남성
알바 식당 주인은 목 매 숨지고 여고생은 실종 미스터리
정진석 “한국당 완전히 침몰… 건져내 봐야 어려워”
“100억 모은 비결요? 주식은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게 중요”
‘한국 最古 세탁소’ 조선호텔 세탁소 104년 만에 폐점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
인터랙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