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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트로트 가수의 운명 바꾼 '그때 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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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트로트 가수의 운명 바꾼 '그때 그 사건'

입력
2016.01.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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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수 장윤정과 가수 박상철. 연합뉴스
왼쪽부터 가수 장윤정과 가수 박상철. 연합뉴스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가지 않고 25년을 버틴 가수 이애란의 뚝심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백세인생'의 '~전해라'라는 가사가 인기를 끌면서 긴 무명생활도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행사비도 6배 이상 올라 1집 앨범 이후 진 빚을 차근차근 갚는 중이다.

이애란의 인생이 뒤바뀐 계기는 ‘짤방(재미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의 확산이다. 한 네티즌이 이애란의 공연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자 이 짤방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출시됐다. 이애란뿐만이 아니다. 트로트계에는 혹독한 무명생활을 겪다가 특별한 계기로 스타가 된 가수들이 많다. 이들은 어떻게 인생역전의 순간을 맞았을까. 무명 트로트 가수의 운명을 바꾼 사건을 되돌아봤다.

1. 가수 장윤정을 만든 건 '서프라이즈'?

가수 장윤정은 댄스가수를 준비하던 중 소속사 사장의 제안으로 트로트계에 입문했다. 그는 1년 넘게 전국 행사장을 돌며 데뷔곡 '어머나'를 알렸지만, TV무대에 설 기회를 잡지 못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는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출연해 재연배우로 이름을 알리기로 했다. 연기활동을 발판으로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해지면서 드디어 '트로트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2004년 당시에는 20대 초반의 트로트 여가수가 전무했던 터라 장윤정은 블루오션 개척의 성공 사례로 거론되며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장윤정의 성공 이후 홍진영, 박현빈, 김지원, 조정민 등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쏟아지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 '애교쟁이' 홍진영? 알고보면 '오뚝이'

평탄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수 홍진영도 무명시절엔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기 전 무려 3번이나 걸그룹 활동에 실패했다. 클럽진과 핑크 스파이시는 회사의 자금난으로 데뷔 자체가 무산됐고 2007년 스완 역시 자금 문제로 두 달만에 활동을 접어야 했다.

트로트로 전향한 후에야 길이 트였다.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를 발표한 홍진영은 각종 온라인 트로트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제 2의 장윤정'으로 부상했다. 이후 '부기맨', '산다는 건'을 히트시켰고 MBC '우리 결혼 했어요' 등 예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3. 강진 '땡벌'은 조인성이 히트시켰다

가수 강진의 '땡벌'은 국민 트로트로 자리잡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배우 조인성이 '땡벌'을 열창하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다. 이후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이승기가 어머니를 위한 위로곡으로 '땡벌'을 부르는 장면이 등장해 인기에 불이 붙었다. 20년 만에 대표곡이 생긴 강진은 언론매체를 통해 몇 차례 조인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4. 박상철 '무조건', 선거로고송의 '바이블'

'자옥아'로 상승세를 타던 가수 박상철은 2005년 3집 앨범 '무조건'을 통해 국민가수 반열에 올랐다. 댄스곡 컨셉의 뮤직비디오로 젊은층을 공략한 전략이 통했다. 케이블 음악채널에 진출하면서 '무조건'은 자연스럽게 신세대 트로트로 자리잡았다. 특히 선거로고송으로도 활용되면서 전국적인 열풍이 불었는데, 2008년 18대 총선에서 무려 194명의 후보자들이 홍보곡으로 선택해 언론에 자주 거론되기도 했다.

5. 김국환, '히트곡'이 뭐길래

20여 년간 무명가수였던 김국환을 살린 이는 김수현 작가였다. 김 작가는 차 안에서 우연히 '타타타'를 듣고 집필 중이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곡으로 썼다. '사랑이 뭐길래'는 1991년 11월에 시작해 다음해 5월 종영한 주말드라마로 역대 평균시청률 1위(59.6%)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김국환은 신승훈과 함께 당시 가요 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올랐다. 행사비는 10배 이상 뛰고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올해 69세가 된 김국환은 지난해 11월 '달래강'을 발표하는 등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 중이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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