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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저강도 도발, 판 안 깨려는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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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저강도 도발, 판 안 깨려는 속셈

입력
2017.08.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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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단거리 발사체 3발 발사

한미일, 이례적 규탄 성명 안 내

마이웨이 행보 지속할 거란 관측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이 '선군절'을 맞아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특수부대 가상 훈련을 벌였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그림은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이 '선군절'을 맞아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특수부대 가상 훈련을 벌였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그림은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토요일인 26일 아침 또다시 군사도발을 감행, 한반도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거리 발사체 3발이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괌 포위사격 위협보다는 약한 저강도 도발을 들고 나온 북한의 속셈에 한미 안보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6일 오전 6시 49분쯤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가 약 250㎞를 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실체를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군사 당국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한 반발 차원의 도발로 관측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전략적인 도발과는 관계가 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도 각각 자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거나 자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도발이지만 미국은 평화적 압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UFG 기간 도발을 거듭했던 점에 비춰 이번 도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다만 북한이 이전에 비해 강도를 낮춘 것은 판을 엎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훈련에 대한 반발 성격도 없지 않지만 매년 북한이 7~9월 벌이는 하계 훈련의 일부”라고 말했고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존재감을 보여주면서도 대화 분위기는 깨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 동안 줄기차게 비난해 온 UFG 훈련을 그냥 넘길 수는 없지만 미국이 훈련 참가 병력 규모를 줄이는 등 긴장 완화 노력을 보인 만큼 북한도 수위 조절을 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한미의 움직임에 장단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와 통일부 주변에서는 “북한이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UFG와 다음 달 9일 정권 수립 기념일까지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대화 흐름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라거나 “북한의 저강도 도발은 UFG 이후 대화 국면 전환의 신호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이 도발 직후 침묵을 지키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북의 마이웨이 식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없지 않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언제든 괌 타격이 가능하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남을 인질로 잡아 미국의 군사 행동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경고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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