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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사업재편 주판알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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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사업재편 주판알 바빠진다

입력
2014.1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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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위해 비주력사업 정리… 포스코, 특수강 팔고 동양파워 인수

삼성·한화 빅딜은 신호탄에 불과, 결과 따라 대기업 판도 요동칠 듯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화학·방산 계열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공식 결정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화학·방산 계열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공식 결정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직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삼성과 한화의 빅딜을 계기로 대기업들의 사업재편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위한 대형 인수합병(M&A)과 매각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주력사업과 미래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돈이 되는 알짜 사업들과 수익창출에 기여해 온 비주력사업을 과감하게 팔고 있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경쟁사가 탐내는 집안의 보물을 아낌없이 파는 ‘덧셈 뺄셈의 경영’이 이어지면서 그 성패에 따라 재계 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포스코는 매년 수백억원의 안정적 수익을 안겨준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할 예정이며, 전남 광양의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지분과 제철 부산물 판매회사인 포스화인도 처분한다. 남미 조림사업 법인인 포스코-우루과이와 경남 창원의 대우백화점, 베트남 다이아몬드플라자 백화점도 매각대상에 포함시켰다. 대신 철강을 핵심 축으로 삼고 에너지와 소재를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에 따라 석탄발전회사 동양파워를 인수하고 리튬 직접 추출기술 상용화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최근 두산동아를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매각하면서 마지막 남은 소비재 사업에서 손을 뗐다. 두산동아는 지난해 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주력사업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매각 이유다. 버거킹과 KFC 매각을 통해 식품사업에서도 철수한 두산은 최근 20년간 소비재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중공업과 건설장비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연료전지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최근 기술력이 뛰어난 2개사를 국내외에서 인수했다.

효성그룹도 지난달 페트병 등 음료용기를 제조하는 패키징 사업부문을 4,150억원에 매각했다. 매년 수백억원씩 이익을 안겨주던 시장점유율 1위의 알짜사업이었지만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과감히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효성은 대신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등 첨단소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KT도 비주력사업 정리 차원에서 국내 1위 렌터카 운영업체인 kt렌탈의 매각을 진행 중이며, LG전자와 삼성SDI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PDP TV 시장에서 철수했다. 동부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우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약정 이행을 위한 성격이 강하지만, 핵심사업 매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역시 주력하고 있다.

26일 빅딜을 단행한 삼성과 한화도 주력사업과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방침이다. 삼성의 경우 화학과 방산사업 포기를 계기로 전자와 금융, 건설ㆍ중공업을 축으로 바이오 등 신수종 사업에 대한 통 큰 투자가 예상된다. 한화도 이번 인수합병으로 석유화학과 방산, 태양광, 첨단소재산업이 4대 성장 축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앞서 포장지 제조업체 폴리드리머와 24시간 편의점 씨스페이스, 제약업체인 드림파마와 소재업체인 한화 L&C의 건자재 사업부문을 그룹에서 분리하거나 매각한 것도 사업재편을 위한 선택이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사업재편은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10년 동안 대기업간 대형 M&A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미국 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전문화와 사업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며 “문어발 경영과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줄어들고 선택과 집중 및 아웃소싱을 통한 강점이 부각되기 때문에 빅딜이 국내 대기업들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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